많은 사람들은 사회 곳곳에 침식해 있는 부도덕과 부조리를 알면서도 혹은 귀찮아서, 또 망설임에 스스로 나서지 않는다. 그래서 부조리를 맞닥뜨렸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적당히 타협하거나 입을 다무는 일도 적지 않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 최서림 씨는 사뭇 달라 보인다. 겉모습으로만 보면 그녀는 억척스럽지도, 강한 아우라(?)의 소유자로도 보이진 않는다.

그저 평범한 아이들의 어머니며, 한 남자의 아내인 대한민국의 평범한 주부다. 그리고 늘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밝은 여성이다.

다만 부조리한 사회 앞에선 그녀는 180도 달라진다. 그래서 그녀의 주위에선 그녀를 ‘여전사’ 또는 ‘작은 거인’이라 부를 정도다.

비록 자녀가 다니는 학교라고 하더라도 사학비리가 있다면 밝혀내야 했고, 아무도 나서지 않았던 아파트 공사장의 부조리함에도 정면으로 나선 그녀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사학비리를 밝혀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대기업 공사장의 부조리를 밝히고 바로세우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일부에선 집단 이기주의로 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그녀는 단순히 자기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 대한 피해보단 시민을 깔보는 대기업 건설사의 행태가 거제 전체의 문제란 생각에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하나의 부조리함을 방관하면 나중엔 더 큰 부조리가 습관처럼 세상에 행해지고, 그 나쁜 습관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란다.

과거부터 현대사회까지 어떤 형태든 악습과 부조리는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그녀와 같이 용기 있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아직 세상에 ‘도덕’이란 단어가 존재하지 않나 생각된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