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폭우 붕괴 사고 근원적 대책 강조 ‥ 시민 ‘삶의 질’ 감안한 도시계획 주문

장목면 외포리 전원주택 현장의 옹벽 붕괴, 옥포 베니키아 호텔 인근 도로 붕괴 등 집중폭우와 함께 거제 곳곳이 최근 피해를 입었다. 원인은 ‘난개발’로 지적된다. 개발행위가 없어야 할 지역에 허가가 났다는 게다. 최근 집중폭우 이전부터 각종 개발현장을 찾아 문제점을 지적했던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전기풍 위원장은 ‘인재(人災)’라고 잘라 말한다. 심도 있는 고민 없이 허가가 남발돼 향후에도 상당한 위험성이 산재한 실정이라고 경고한다.

“건축행정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안전에 입각한 장기적인 도시계획이 필요해요. 현재 산지를 깎아내 지어지는 아파트들의 옹벽도 너무 높습니다.”

전 위원장은 초선 시절인 지난 2012년 시정질의에서 ‘도시계획직렬 공무원 채용’의 필요성을 강조했었다. 난개발을 예방하기 위한 문제의식에서 나온 질의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박사급 요원 등 2명이 거제시에 채용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사고들이 폭우 탓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장목 외포리 전원주택 옹벽은 세워질 당시부터 아래쪽 주민들의 불안을 유발했고, 옥포 베니키아 호텔 인근 도로가 붕괴된데는 도로 아래쪽 법면에 건물신축이 허가된 탓이라는 것. 이 같은 위험요소들이 여전하고 다른 곳에서도 만연해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현재 각종 개발행위가 진행되는 곳들은 산지가 많죠. 산지의 토질이 단단하질 않습니다. 대부분 마사토(화강토)인데, 집중폭우에 약할 수 밖에 없죠. 도로 아래 법면 지역에 건축이 이뤄진다는 건 말이 안됩니다.”

지난 2011년 참사로 기록됐던 수도권 ‘우면산 산사태’를 그는 지목한다. 무분별한 개발과 산지관리 미흡 등이 피해를 키운 요인이었다고 상기시킨다. 산지 인근 아파트들의 안전문제를 걱정하는 까닭이다. 아주동 신도시 개발에 대해서도 주차난과 공공부지 부족 등으로 ‘숨 쉬기 힘든 공간’이 우려된다는 비유를 했다. 안정적 도시계획이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문동과 수양동 일대 산지개발 현장도 걱정스럽단다.

“도시의 성장 발전은 시민 안전 등 삶의 질이 전제가 돼야 합니다. 행정행위도 그에 걸맞게 시행돼야죠. 아무리 법 테두리에서 집행을 한다하더라도, 위험요소는 철저히 검증하고 난개발이 안되도록 적극적 행정행위를 해야 합니다.”

의회에서도 논란이 됐던 ‘산지개발경사도 완화’ 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히 선을 그었다. 김해시는 개발행위가 가능한 평균 경사도가 11도로 제한하고 있다는 점도 부연했다. 난개발은 주민피해로 이어지고 복구 등에 시민혈세만 낭비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깨야한다고 했다. 인력 한계 등이 있겠지만 거제시 행정이 개발 부지를 일일이 찾아 종합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강조했다.

“기후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또 다른 인재(人災)가 발생할지 모릅니다.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가 제도적 보완과 감시를 철저히 해나가겠습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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