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불러온 고질적인 해운비리가 검찰 수사에 의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창원지방검찰청(검사장 김영준)은 14일 예인선 건조업체로부터 선박 검사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을 받고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한국선급 거제지부 수석검사원 A(58)씨와 A씨에게 돈을 건넨 예인선 건조업체 대표 B(54)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각 구속했다고 밝혔다.

수석검사원 A씨는 2009년부터 2010년 사이 한국선급 군산지부 수석검사원으로 근무할 당시 군산지역 예인선 업체 대표 B씨로부터 4차례에 걸쳐 5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이들은 검찰의 해운비리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해운업체로부터 압수수색한 금융계좌를 조사하다가 뇌물을 주고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11일 선박수리와 관련해 하청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지역의 한 해운업체 간부 C(49)씨를 구속기소하고, C씨에게 돈을 건넨 하청업체 대표 D(60)·E(47)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C씨가 선박수리와 선박용품 및 선박 페인트를 납품하는 업체로부터 모두 8천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 과정에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여객선이 안전한 것처럼 선박 검사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한국선급 해외지부 간부 F(56)씨의 혐의를 포착, 지난 9일 구속했다.

F씨는 2008년 1월 한국선급 중국 칭다오지사에 근무할 당시 해당 여객선이 인천~칭다오 노선을 운항할 수 있도록 선박 검사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통영지청(지청장 최정숙)도 지난 11일 해운업계 비리와 관련해 한국해운조합 통영지부 운항관리실장 G(47)씨 등 조합관계자 4명을 구속기소 하고 8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에 따르면 G씨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통영에서 출항하는 선박 11척에 대한 '출항 전 점검 보고서' 등 관련서류 651건을 허위로 작성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G씨는 또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인 지난 4월 20일 운항관리실 등에 보관된 해당보고서를 폐기 지시한 혐의(업무방해. 증거인멸교사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은 G씨가 수사에 대비, 운항관리실에 선박 출항 전 안전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은폐 또는 축소하기 위해 운항관리실과 해운회사에 보관된 서류를 폐기토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함께 구속기소 된 통영지부 운항관리실 부실장 H(49)씨 등 지부 운항관리자 3명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91~297건에 걸쳐 선박 운항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이와함께 검찰은 같은 혐의로 통영지부 운항관리자 I(53)씨 등 4명과 통영지부에서 근무타가 전남 여수지부로 전출한 J(51), K(46)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최근 5년 동안 건설회사 등에서 받은 화물차량 운송비 3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한국해운조합 부회장 L(74)씨, 통영지부 운항관리실장 지시에 따라 출항 전 점검보고서 일체를 폐기한 모 해운회사 부장 M(40)씨도 각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조사 결과 선장들은 운항관리자들에게 선박의 각종 점검사항 여부를 '양호'나 '완비'라고 기재한 출항 전 점검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보고서는 승선인원과 차량, 화물적재 여부가 공란인 상태로 제출됐고 운항관리자들은 실제 안전점검도 없이 선박을 출항 시킨후 차후 해운회사가 알려주는 대로 보고서에 승선인원 등을 임의로 기재하는 편법을 썼다.

이밖에 마산지청도 지난 5월 마산지방해양항만청과 한국해운조합 마산지부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각종 서류와 컴퓨터 파일을 분석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창원지검 김영대 차장검사는 "이달 말까지 관련 수사를 마무리해 해운업계 비리 척결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