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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매(和氣曖昧)한 드라마- [기자의 눈] 7대 시의회 전반기 원 구성을 보고

▲ 이동열 취재부장
7대 거제시의회 전반기 원 구성은 ‘한 편의 드라마’를 떠올리게 했다. 정치드라마를 전문으로 찍는 ‘메이저 제작사(새누리당)’가 연출을 맡아 일찌감치 ‘각본’을 써내려갔다. 남자주인공(의장)과 주연에 버금가는 조연(상임위원장) 등 이른바 ‘뜨는 역할’은 미리 점찍은 자회사(새누리당) 중견 배우(재선 이상 의원)를 캐스팅한 뒤 ‘출연 분량’이 적은 여자주인공(부의장)만 밖에서 따로 구하는 시나리오였다.

처음엔 조연 세 자리 중 한 자리도 여주인공처럼 다른 소속사(정당)에서 캐스팅할 작정이었지만, 몇 차례의 제작회의와 각본 수정을 거쳐 자회사 배우를 쓰기로 맘을 바꿨다고 한다. 특히 주연을 노리는 중견 배우가 여럿이었는데 ‘드라마 출연횟수(당선횟수)’가 가장 많은 한 사람으로 정리되면서 나머지 조연 3명을 내정하는 작업도 급물살을 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주연과 조연 한 자리씩을 원했던 ‘마이너 제작사(범야권)’에선 사실상 뒤통수를 맞았다. 드라마 공동제작 환경에서 출연진 교체야 캐스팅 과정에 종종 있는 일이지만, 거의 손쓸 겨를 없이 당한 격이라 적잖은 혼란을 불렀다. 드라마 제작 주도권을 쥔 쪽에서 ‘배짱’을 부리자 소속사가 제각각인 마이너 제작사 배우들 사이에 의견도 갈렸다.

드라마 촬영 날짜(7월 7~8일 이틀간)는 다가오는데 마이너 제작사는 갈피를 못 잡고 흔들렸다. 이 과정에서 메이저 계열 배우로 가닥을 잡았던 조연 한 자리(총무사회위원장)를 마이너 쪽에 양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는데, 구체적인 캐스팅 조건 등에서 이견을 보여 메이저 쪽과의 막판 협상도 흐지부지되다시피 했다.

이처럼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지난 7일 오전 첫 촬영(의장·부의장 선거)은 그런대로 마쳤다. 이번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 모두가 촬영장(시의회 본회의장)에 나왔고, 메이저 제작사 각본대로 남녀주인공이 차례로 뽑혔다. 두 배우 모두 베테랑이라 단박에 ‘OK’ 사인이 났다.

문제는 그 이튿날(8일)이었다. 두 번째 장면을 촬영(총무사회위원장 선거)하면서 예상 밖의 ‘NG’가 났다. 메이저 제작사가 낙점(落點)한 자회사 배우가 탈락하고, 마이너 제작사 쪽 대표배우 가운데 한 명이 캐스팅됐다.

그러나 캐스팅된 배우가 역할을 맡지 않기로 해 상황이 묘해졌다. 이 배우는 동료 배우들 앞에서 지금까지 메이저와 마이너 제작사 사이에 이뤄진 협상 과정 등 숨은 얘기를 낱낱이 털어놨다. 결국, 다시 캐스팅 절차에 들어가 원래 이 역할을 맡기로 내정됐었던 메이저 쪽 중견 배우가 뽑혔다.

이어진 촬영(산업건설위원장 선거)은 ‘NG’가 연거푸 났다. 배우들의 ‘연기호흡(표 갈림)’이 맞지 않아 두 번의 NG 끝에 겨우 메이저 쪽 중견 배우를 캐스팅하는 데 성공했고, 마지막 촬영(의회운영위원장 선거)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번 ‘드라마(의장단 선거를 아우르는 전반기 원 구성)’는 화기애매(和氣曖昧)하게 끝났다. 시청자(거제시민) 입장에서 평가하자면 보는 재미는 쏠쏠했다. 결과는 뻔했지만, 전개 과정에서 ‘불륜·출생의 비밀’ 같은 자극적인 소재가 적절히(?) 가미됐고, 극적인 반전도 있었다. 드라마는 이른바 ‘막장’으로 가야 시청률이 높다고 하는데, 이번 7대 의회는 초반부터 관심을 담뿍 받게 생겼다. 앞으로 의원들이 어떤 ‘연기력(의정활동)’을 선보일지 사뭇 기대된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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