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의 온 국민이 아픔에 빠졌다. 서글퍼서 아픈 것이다. 최근에 생겼던 세월호 침몰사고와 G.O.P 총기난사 사고는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넘어선 절망적인 상태로 몰고 갔다.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소재를 가리기 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어야하는 아픈 현실이 슬프고 힘든 것이다. 피폐해져 가는 사회 전반이 어수선하고 위태로워 보여 눈물이 난다.

일련의 사고들에서 대한민국 청년들의 미래가 불쌍하게 보인다. 미래의 삶에 대하여 절망감과 피로감에 지쳐 있는 청년들에게서 희망과 열정을 볼 수 없다면, 우리 사회는 분명 막장으로 가게 될 것이다. 청년들의 불행한 문제들이 그들만의 문제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심각한 문제로 다가온다. 우리 사회는 인드라망처럼 철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들은 굳이 그 누구에게 탓을 할 수도 없겠지만, 또한 그 누구라도 그 탓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도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의 탓인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사회의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간다.

보면서 배우고, 들으면서 배우는 것이다. 각 개인들은 글이나 사람이나 사회를 통해서 배우고, 배운 대로 생각하거나 느끼면서 살아간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모습 전부를 보면서 세상을 배워 간다. 그래서 어른들은 후손들의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줄 사회적 책무가 있다. 그런데도 냉정하고 냉혹하기만 하는 요즈음의 어른들은 자신의 살길이 바빠서인지 그저 자신의 살길만 챙기기에 바쁠 뿐이다. 사과나무 한 그루 심는 심정으로 미래의 삶에 대한 배려는 갖지 못하고, 오히려 어른들이 젊은이의 삶을 짓밟고 있는 경우도 많다.

어른이랍시고 온갖 사상과 논리를 가져다가 현실 문제에 덧씌워 가지고는 젊은이들에게 그저 기성세대의 삶에 동조하기를 강요하거나 복종하게 만들어 버린다. 청년들이 가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과 자유의지와 열정을 짓밟으며 희망을 꺾어 버리는 것이다. 또한 어른들은 자신의 사고방식이 어떠한 잘못이 있는지도 모르면서, 아이들에게는 기존 사회의 틀에 일방적으로 적응하기를 강요하는 경우도 많다. ‘그 아이를 위해서’라는 부정확한 생각과 억지 핑계로 아이들에게 정신적인 고문과 억압을 주는 것이다.

훌륭한 삶을 살게 할 수 있는 의지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돌려놓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죽기 살기로 공부하고 뼈 빠지게 일하여 경제성장은 조금 이루었겠지만, 현실의 상황은 행복한 삶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만들어 놓았다. 끊임없는 경쟁관계 속에서 살아야만 하는 현대인들은 동료마저도 또 다른 하나의 적으로 생각하면서, 잠시라도 긴장을 놓지 못하는 전쟁과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행복을 느낄 수가 없는 것이다.

공부하는 것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일을 하는 것도 사람이 하는 것이며, 돈을 버는 것도 사람이 하는 것이다. 어른이나 아이나 우리 모두는 사람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청년들에게 사람으로서 자존감을 갖고 살아갈 수 있게 준비를 해주어야만, 어른으로서도 부끄럽지 않게 된다. 인간과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통찰력을 기를 수 있게 해야 한다.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면당했던 인문학(人文學) 공부를 하게하여 자기성찰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인문학 공부는 사람을 다양한 세상과 만나게 해주고, 상식의 힘을 키우면서 인간관계 형성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잘못 알아왔던 것을 새롭게 알게 해주고, 앞으로 필요한 것들에 대하여 알게 해주는 공부인 것이다. ‘자본’과 ‘시스템’보다는 ‘사람’이 우선한다는 인식 갖게 해주면서,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인간이 조직의 부속품처럼 취급된다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존엄성은 훼손당하게 되고 우리의 삶은 어쩔 수 없이 불행해지기 마련이다. 사람과 사람의 사정을 알고, 서로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를 알게 해주어야 한다.

서로 다른 존재와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또한 청년들이 갖고 있는 삶의 이야기도 관심 있게 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 젊은이들의 의지와 열정이 다소 미숙하거나 부족해보이더라도 조금은 이해해주고 격려하면서 협조해주어야 한다. 때로는 그들에게 간섭하거나 강요하지도 말고, 그들이 갖고 있는 그대로를 가만히 믿고 지켜보아주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하다보면 우리나라 청년들의 미래는 희망적으로 바뀔 수도 있고, 충분히 훌륭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 총기사고가 났던 부대에는 약 20%가 ‘관심병사’라고 조사발표를 했었는데, 우리사회에도 ‘관심어른’이 얼마쯤 있을 것이다. 국방의 의무를 죄 없이 감옥살이 하는 것 같은 느낌과 생각을 갖고 있는 병사들이라면, 군대생활에 부적응하는 관심병사로서 문제를 가지게 된다. 우리사회의 어른이라는 사람들도 ‘비정상’을 ‘정상’이라고 착각하고 살아간다면, 관심어른으로서 이 사회에 커다란 해악을 끼치게 된다. 조금 손해를 보아도 괜찮고, 조금 못나 보여도 괜찮다. 그런 것이 우리의 정상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그저 이익만 보려고 하거나 잘나 보이기만 하려고 하면서, 억지를 부리는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요즈음도 가끔씩은 한옥건축공사를 하고 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어떤 분이 ‘스님은 돈 안 되는 일을 고생스럽게 왜 하느냐?’라고 질문을 해왔다. 그래서 ‘내게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그것으로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 일은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라고 대답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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