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도 낮은 경관기본계획 용역보고서 예산낭비

거제시가 지난 2012년 용역 발주한 경관기본계획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유사한 용역보고서를 몇 년 만에 다시 발주해서다.

시는 지난 2012년 정부의 ‘도시경관법’ 시행에 따라 ‘거제시 경관기본계획’에 대한 용역보고서를 발주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완성한 이 기본계획 보고서는 지역의 빼어난 풍광을 지키고 산업ㆍ관광단지 조성 및 각종 개발을 위한 체계적인 경관 관리를 위한 기준점을 제시한 것으로, 2011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실행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특히 도시산업권 및 농어촌마을, 연안전원, 자연경관권역 전원경관 보전 및 역사시설 부각 등에 경관정비 기준과 고현항에서 계룡산 정상부를 향한 조망구간 내 5층 이상 신규건축물에 대한 고도제한과 자연지형 보전을 위한 과도한 경사지 절개 및 성토 제한, 해안보호를 위한 신규 건축행위 제한 등 유형별 가이드라인(기준점)에 대한 내용 등 세부적인 기준도 제시됐다.

하지만 시가 계획한 ‘거제시 경관기본계획’은 수립 2년이 지난 현재 일부만 시책에 반영됐을 뿐 시가 발주한 보고서와 도시경관 시책은 ‘엇박자’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예로 최근 고현항 인근에 건축되고 있는 고층건물 신축의 경우, 고현항에서 계룡산 정상부를 향한 조망구간 내 5층 이상 신규건축물에 대한 고도제한을 둔다는 지침과 상반된다는 것이다.

여기다 시는 지난 3월 1억 8000여만 원을 들여 ‘거제시 경관기본계획’과 관련한 용역보고서를 또 발주했다.

이번에 발주된 ‘거제시 경관기본계획’ 관련 용역보고서엔 기존 ‘거제시 경관기본계획’을 보완하기 위해 도시경관 디자인 색채 부분과 공공시설물 부분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발주한 경관기본계획 만으론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잡기 힘들어 세부적인 보완을 위해 용역보고서를 새로 발주했다는 게 거제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애초부터 활용도 낮은 경관기본계획 용역보고서를 만들어 시민혈세와 예산낭비를 부추겼다는 지적을 피하긴 힘들어 보인다.

시 관계자는 “기존에 발주한 경관기본계획이 미흡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장기 기본계획의 경우 시대적 여건 변화 등에 따라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번에 발주한 보고서를 통해 기존 부족했던 점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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