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의 개체 수 보호를 위하여 산란기를 기준하여 일정기간 금어기를 갖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모든 수산물에 금어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하거나 종의 고갈이 염려되는 수산물에 한하여 설정하여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런 정책은 지극히 타당한 조치로서 당연히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사항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대구의 금어기에 대해서는 수산물관계자가 아닌 거제 시민의 한 사람인 필자가 보기에도 많은 안타까움이 있다.
대충 흐름은 알고 있었지만, 자료에 따르면 대구 어획량은 2003년 3천500마리까지로 급감했다가 경남도와 국립수산과학원 등이 인공수정란 방류사업을 지속해서 벌인 결과 2008년 33만 6천 마리, 2009년 36만 마리로 늘었고, 지난해엔 2003년의 100배가 넘는 38만 마리로 증가했다고 한다.

게다가 금어기는 경남, 부산 연안에만 적용되는 것이어서 수정란 방류사업으로 대구 어획량의 복원에 공을 들인 경남, 거제시에 오히려 역차별적인 제한인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대구의 금어기에도 버젓이 대구가 포획, 유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금어기에도 인공수정란 방류사업에 필요한 친어확보와 함께 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부분적으로 대구잡이를 허용하고 있는 것도 주요한 요소로 보인다.

이 기간 중에 수정란 방류사업에 필요한 대구는 천여 마리 정도인데, 거제는 모두 79건의 호망허가가 있어 1월 한 달 동안 5만5300여 마리를 잡을 수 있게 책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혼돈스런 정책은 금어기의 필요성에 커다란 의문을 제기하는 것과 아울러 어획과 유통에서 금어기를 지키지 않는 빌미가 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대구잡이에 있어서 또 하나의 문제점은 대구호망뿐만 아니라 자망이나 정치성 어구는 물론 다른 어구에도 대구가 잡히고 있지만 혼획 자체가 금지돼있다고 한다. 일반 어민들은 그물에 다른 어종과 같이 걸려든 대구를 잡거나 판매할 수 없다. 모두 방류해야 한다고 한다. 사실 이것이 지켜지고 있는 것일까?
규칙과 법은 명분과 필요에 따라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정해져야 하고, 정하여졌다면 지켜야 하며, 지키지 않으면 확실하게 단속하여야 한다. 과연 현재의 대구 정책은 그러한가? 그렇게 할 수 있으며, 그렇게 지켜갈 의지가 있는 것인가?

최근에 듣기로 필자의 생각과 같은 뜻으로 경상남도에서 농림수산부에 대구의 금어기를 현재 1개월에서 15일로 축소해 달라고 건의하였다고 한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아예 대구의 금어기를 없애든가 아니면 일주일 정도로 더욱 축소하고, 시행은 전국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며, 호망이든, 정치망이든, 아예 포획, 운송, 판매를 못하게 근원적으로 집중 단속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혼획 금지 규칙도 대대적으로 손봐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어떤 어민이 자신의 그물에 걸린 대구를 흔쾌히 방류할 것인가? 혼획으로 잡힌 대구가 유통된다면, 단속할 의지와 역량이 있을 것인가? 타 지역에서는 규제하지 않으면서 거제 연안에서만 규제와 단속을 할 것인가?

이 시점에서 대구에 대한 정책은 새로운 관점에서 현재와 미래를 위하여 지킬 수 있는 규칙으로 재정립 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조금 다른 관점에서 대구 이야기를 이어 가고자 한다. 필자의 어머니는 요즈음의 대구는 예전에 비하여 맛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살기가 나아져서 입맛이 변했다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진정 그렇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빛깔이 밝고 빵빵하며 주둥이가 둥그스레한 놈 보다 조금 거무튀튀하며 약간 호리하고 주둥이가 조금 튀어 나온 녀석이 맛있다고 말하는데, 이 말의 진실은 필자가 알지 못한다. 다만 외포의 어판장에 가보면 대구라 하더라도 약간의 차이는 있어 보인다.

과거 대구의 개체수 증가에 목표를 두어서 잘 생기고 튼실하며 싱싱한 놈을 기준으로 수정란 방류사업을 하여 왔다면, 앞으로는 맛에 기준을 두어서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한 맛있는 대구의 개체수 증대에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동해안 지역에서 대구치어를 남획하여 노가리로 가공하고 있다는 보도를 가끔 본 적이 있었는데, 이는 확실하게 단속하여야 한다. 적발이 된다면, 해당 어민뿐만이 아니라 어선이 속한 어촌계 및 유통과정에 직,간접으로 관계된 조합이나 사람에게까지 책임의 일부분을 지게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시중에서 대구탕은 비싸고 맛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물메기탕에 비하여 인기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성포나 외포 등의 소문난 식당의 대구탕은 확실히 맛이 있었다. 여러 가지의 이유와 고유의 조리 방식이 있을 법하다. 따라서 좀 더 맛있는 대구의 개체수를 늘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할 것이며, 아울러 요리에도 표준화와 비법전수 등을 통하여 맛있는 대구, 대구의 종가인 거제의 위상을 더욱 높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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