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들 때문에 항상 불안합니다.”

연초면 맑은샘 병원 인근에서 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A씨가 분통을 터뜨렸다. 병원 앞 국도변에 줄줄이 세워진 차들 때문에 상가에 들어갈 때나 나올 때 항상 위험하다는 것. 상가 입구를 거의 막다시피 차를 대놓으니 상가로 들어오는 차량은 급하게 방향을 틀어야 하고, 상가를 빠져나갈 땐 좌우 시야 확보가 안된다. 게다가 국도를 달리는 차들이 워낙 빠르다 보니 더욱 조심스럽다.

인근 주민 B씨는 실제로 사고를 목격했다고 한다. 국도를 달리던 차가 도로변에 주차하려던 차를 들이받아 앞에 세워진 차들까지 연쇄 추돌을 일으켰다는 것. 한번은 들이받힌 차가 가드레일 끝 부분으로 밀려가 두 동강 나다시피 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주민 C씨도 위험을 인지하고 수차례 거제시에 단속을 요청했지만 그때만 차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다음 날 또 반복된다고 했다.

맑은샘 병원 앞 국도14호선 도로변 주차 상황.

맑은샘 병원 앞 갓길주차로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 주민들이 위험을 지적하고 있다. 병원 앞은 거제지역에서 차량 통행량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다.

게다가 빠르게 달리는 구간이기 때문에 갓길주차만으로도 위험한데, 버젓이 제 역할이 있는 변속(가감속)도로마저 차지하고 있어 병원과 인근 상가·주택에 차가 출입할 때 아찔한 상황이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

거제시와 경찰서, 병원 측도 심각성을 인지하고는 있으나 마땅한 대책이 없다고 한다.

거제시는 국도14호선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진주국토관리사무소 소관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8월 보도한 ‘미개설된 채 방치된 맑은샘 병원 앞 보행도로’에 관해서도 한발 물러나 관망하는 자세를 보였었다. 결국 관리사무소가 공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관리사무소 소관이지만 시에서도 관심을 두고 대책을 마련해보겠다”고 말했다.

경찰 측도 마찬가지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구역이 주·정차 금지구역이 아니어서 법으로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인근 주민들 얘기로는 갓길에 세워둔 차들의 주인은 대부분 병원 직원이다. 시에 단속 요청을 하면 몇 분 안 있어 병원에서 간호사들과 직원들이 우르르 뛰쳐나와 차를 옮긴다는 것이다. 또 병원 주차요금을 피하려 인근 상가 주차장과 도로변에 주차하는 병원 방문객들도 적잖다고 한다. 사실상 병원 측에서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병원 측도 달리 손 쓸 방도가 없다고 한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 주차장이 부족한 것 사실”이라며 “주변이 온통 농지라서 (시로부터)허가가 안 떨어져 주차시설을 확보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직원들과 환자, 방문객들에게 갓길주차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는 것 말고는 딱히 막을 방법이 없다”며 “마을 분들 모시고 양해를 구하는 등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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