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 야(野) 4당(민주당·통합진보당·정의당·노동당)이 내년 6·4 지방선거와 관련해 시장·도의원 등 두 ‘체급’에 단일후보를 내기로 최근 합의하자 야권으로 분류되는 무소속 전·현직 정치인들이 사실상 ‘갈림길’에 섰다. 야 4당이 무소속은 후보 단일화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뜻을 모은 까닭에서다.

이른바 ‘포스트 권민호’를 노리는 범야권 예비주자로는 이행규 시의원과 김해연 전 도의원이 꼽힌다. 지역 정가 안팎에선 두 사람 모두 내년 시장선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야 4당 합의대로라면 이들이 앞으로 진행될 야권 단일화에 참여하기 위해선 야당(野黨) 중 한 곳에 다시 ‘둥지를 트는 것(入黨)’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내년 시장선거에 출마하기로 했지만, 입당은 안 할 생각”이라며 야 4당 쪽과는 선을 그었다. 앞서 야 4당이 뜻을 모은 후보 단일화 원칙(무소속 제외 및 시장 후보 낸 당에서 도의원 후보 내지 않기로 한 것 등)을 두고서는 “거제시민 의사와 관계없이 당리당략에 따른 나눠먹기식 합의”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진정 시민을 위한 야권 단일화를 이루려면 무소속을 포함한 모든 범야권 주자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며 “야 4당이 기존 합의(안)을 그대로 고수하면 독자 출마할 수밖에 없고, 같은 진영끼리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다만 “기초단체장과 지방(시·군·구)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가 폐지되면 입당을 진지하게 고려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다시 ‘친정(현 노동당, 옛 진보신당)’으로 돌아갈지, 다른 당으로 들어갈지는 그때 가서 판단해볼 문제”라고 입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의원이 시장선거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한 것과 달리 김 전 의원은 다소 뜸을 들이는 모양새다. 김 전 의원은 “아직 시장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단계가 아니라 구체적인 견해를 밝힐 시점은 아닌 것 같다. 현재는 주변 여론을 청취하면서 장고를 거듭하는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야 4당 후보 단일화 합의 내용과 관련해서도 사견(私見)임을 전제로 “생각과 정책이 비슷한 사람들끼리는 서로 힘을 모으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지역 야 4당은 지난달 22일 연석회의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야권 단일후보(시장·도의원)를 내기로 합의했다. 또 시장 후보를 내는 당에서는 도의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고, 무소속은 단일화에서 제외하기로 했었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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