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중앙에 보이는 잡초가 무성한 역삼각형 부지(아주동 508-3)는 지난 3월 거제시에서 건축허가에 법적 하자가 없다는 답변을 받은 후 매입, 절차를 밟았으나 도시과의 ‘교통시야 제한’ 견해가 제기돼 허가가 무산된 상태다. 승용차와 오토바이, 의자 등이 보이는 오른쪽 부지(아주동 508-14)는 사유지인데 ‘불법점유’상태다. 인근 509-7번지는 '건축허가'로 처리됐다.

옆 부지는 되레 불법점유 … “불법은 뒷짐 · 합법은 무시”

아주동 508-3번지 외 2필지를 매입해 건물을 신축하려던 조모씨는 현재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거제시 담당부서에서 신축과 관련한 인허가 절차 개시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받고 매입했는데 관련 부서 협의가 이어지면서 돌연 ‘신축 불허’쪽으로 가닥이 잡혀서다. 벌써 부지 매입에 2억5000만 원이 들었다.

신축 허가 건을 일단 취하했지만 애써 사들인 땅은 잡초만 무성하다. 아주동장(전 도시과장)의 의견을 감안해 인근 부지(508-14)와 함께 건축허가를 다시 신청할 계획이란다. 처음부터 해당 부지에 신축이 불가능할 것이란 판단을 받았다면 지금의 스트레스도 없었을 것이라고 토로한다. 조씨는 “법치가 아닌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듯 하다”고 의혹을 품고 있다.

지난 5월께부터 거제시와 조씨가 협의한 내용에 따르면 애초 도시과에선 해당 부지가 횡단보도 앞 안전구역 역할을 한다고 판단, 신축 불허로 해석했고 건축과에서도 같은 의견이나 불허 기준은 없는 만큼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라고 조씨에게 통보됐다.

회계과, 도로과, 상하수도관리과 등 건물 신축에 따른 관련 부서 협의도 각각 진행됐다. 7월에 현장점검을 했던 도시과에서 다시 부정적 의견이 나왔다. 건물 신축시 ‘교통시야 제한’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결국 허가 신청 건을 취하하기에 이른다.

해당 부지가 도로와 인접해 있지만 교통시야 제한을 뚜렷하게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제시되지 않은걸로 보인다. 도시과 관계자는 “해당 부지를 ‘교통섬’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도시계획시설 지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예산은 현재 편성돼 있지 않다”고 밝혀 구체적 계획도 미정인 상태다.

지주 조씨는 “해당 부지는 제2종일반주거지역인데, 처음에는 허가절차 진행을 통보해놓고선, 이제 와서 교통섬 운운하고 있는데다 문제제기를 하려면 행정소송을 하란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문제는 또 있다. 상가건물 신축시 입점을 희망한 모씨와의 임대차계약이 이미 맺어졌고, 임차예정자는 부산에서 거제로 이주해 개업을 준비중이어서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아주동 508-3번지 바로 옆 부지의 실정도 행정 난맥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인접 부지인 아주동 508-14번지는 통영해경서장과 동해지방해경청장 등을 역임한 최모씨의 땅. 거제시가 도로 활용을 위해 아스콘으로 포장했지만, 현재 아주동 461-1번지 건물 임차인 등의 영업장(파라솔 및 평상 비치)과 주차장(승용차 및 오토바이 주차) · 불법야적장 등으로 사용되면서 어지럽혀져 있는 실정이다.

▲ 사진은 아주동 508-14번지로 최모씨 소유 사유지다. 차량 주차와 인근 편의점 의자들이 놓여있고 사실상 '불법점유' 상태다.

최씨는 이에 따라 거제시에 지난달 23일 민원을 제기했다. 최씨는 “애당초 아주동 508-1번지 1634㎡를 거제시 도시계획에 따른 분할과 수용으로 인해 전체 70%에 이르는 1117㎡를 수용시켜 줬다. 그만큼 도로행정에 협조했다”면서 “현재 도로기능을 상실한데다 미관상 지저분한 아주동 508-14번지에서 저와 상의 없이 시공한 도로포장과 매설물을 철거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508-14번지 옆 부지인 1613-56(국유지)과 461-6(사유지)이 본래 도로로 나타나 있고, 도로 위에 불법 건물이 들어선 형국이다.

마주한 땅의 한 쪽에선 행정의 불찰이든 묵인이든 ‘불법행위’가 방치돼 있고, 한 쪽에선 적잖은 지출이 발생한 ‘합법행위’가 가로막힌 셈이다. 애초 해당 부지가 ‘교통섬’ 역할이 확실시됐다면, 현재 진행중인 피해를 행정이 예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불법점유된 최씨의 땅에 대한 원상복구 문제는 거제시 도로과에서 처리중이다. 거제시 도로과 관계자는 “민원인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있고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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