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거제문화·예술회관이 건립 준공 된지 개원 10주년이 되었다.
권민호시장 체제에서 새로이 취임한 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체제의 지난 3년간은 거제문화예술회관이 많은 부분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와 성과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이전의 문화예술회관에서는 조직의 장악력이 제대로 이룩되지 못하여 직원 간의 심심찮은 충돌도 불거져 나왔고, 불성실한 근태현황도 언론에 자주 등장했다. 이제 이런 잡음들이 없으니 조직이 안정기에 접어들은 듯하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하고 우선되어야하는 것은 객석의 관객점유율이나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연과 예술성이 뛰어난 수준 높은 공연을 통해 거제지역문화예술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는데 있다. 또한 소외계층에 대한 무료관람의 혜택을 부여하는 것과 평소 문화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문화예술의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위한 찾아가는 공연과 음악회들을 통하여 운영의 다양화를 시도하여야함에 있으리라.

이처럼 필자의 눈에 비친 지난 3년은 앞의 이러한 우려들을 말끔히 씻어낸 것은 주목할 만하다. 공연을 관람해 보면 다양해진 공연기획과 수준 높은 연주와 호응도 높은 관객의 반응들이다. 또한 관람객의 객석점유율도 대도시에 손색이 없는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무엇보다 거제문화예술회관은 시민들에게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하여 일상의 피로와 스트레스,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 정신과 영혼을 정화시키는 순기능을 통하여 가정생활, 생산활동, 사회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음으로써 행복한 삶을 가능하게 한다. 이것이 지금 거제문화예술회관이 지역주민에게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문제는 적지 않은 거제시 예산의 지원에 관한 논란꺼리다. 지난해 22억 원 규모의 시 예산지원으로 직원들의 급여와 관리비, 공연적자를 매울 수 있었던 것이다. 매년 이것이 되풀이 되다보니 의회와 지역 언론은 이것에 비판적이다.
그런데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생각을 바꾸면 간단하다. 거제시가 매년 사회복지시설에 지원하는 예산은 100억 원이 훨씬 넘는다. 그것도 순수 민간시설에 말이다.

또한 우리가 교육청과 공무원, 시회 복지시설에 돈을 벌어서 흑자를 만들어 오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교육, 문화, 예술은 돈으로 경제적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근간에 이르러 거제 시립합창단이나 시립교향악단을 만들자고 회람도하고 지지도 호소하고 시장에게 건의나 청원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거제시가 이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약간의 예산만 지원하여 이들의 맘을 달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금 거제지역의 음악, 문화 예술을 하는 분들이 음악인 스스로나 혹은 후원자들을 통하여 매우 힘겹게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지켜오고 있는 것이 이러한 이유에서다. 아마도 합창단이나 관현악단을 운영하는 단위에서는 하루빨리 시향이나 합창단을 만들어 시의 재정으로 안정성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거제시장은 당장은 이들에게 좋은 서리를 들을지는 몰라도 매년 수 십 억 원의 예산을 지원해야하므로 그렇게 하지를 못하는 것이다. 필자의 생각이라면 다른 예산을 줄여서라도, 예컨대 지역의 차별성 없는 축제나 시장, 시의원, 면·동장의 포괄 사업비를 줄여서라도 차라리 문화·예술분야에 대폭적인 지원을 한다면 더 나은 일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해당주민들과 의원들에게는 몰매를 맞을 일이다.

지금 세계적 영화제로 발돋움한 ‘부산국제영화제’가 이처럼 단기간에 서계적영화제로 발돋움하는 명성을 높일 수 있었던 데는 행정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문정수 부산시장이 재임 시기에 만든 부산국제영화제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당시 문정수 부산시장의 예술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당시 문정수 부산시장도 엄청난 시의 예산이 수반되는 행사에 시장의 입감이나 간섭을 하고 싶은 유혹을 수 없이 받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것을 철저히 차단하고, 지켜냄으로써 지금의 세계적인 ‘부산국제영화제’가 가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절대로 문화와 예술이 돈으로 환산되거나 경제적 논리나 기업의 운영과 비교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이런데 있는 것이다.

특히, 지금의 거제문화예술회관은 건립 당시 시·군 통합으로 장승포시가 없어지고 통합시청사가 당시 거제군청이 쓰던 신현지역으로 옮겨오게 됨으로써 제기된 장승포지역의 역차별문제로 인해 거제문화예술회관이 구, 장승포시 지역배려차원에서 국비600억원이 넘는 정부예산으로 지어진 건물이 바로 이 거제문화예술회관인 것이다.

전국적으로 기초자치단체의 시·군·구 마다 정부지원으로 문화예술회관이 건립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건물은 정부에서 지어주지만 운영은 지자체가 하는 것이므로 어느 지자체 할 것 없이 뜨거운 감자인 셈이다. 이것은 적자라는 경제논리가 아닌 당연한 시 재정의 전입금인 동시에 지원금이다. 그럼에도 의회와 언론은 거제문화예술회관의 운영에 있어 거제시의 매년 예산지원을 두고 그것을 적자라고 질타하며 비판을 가한다. 그러나 나는 그것은 더 잘하라는 채찍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그런 기사를 읽을 때마다 불만은 그것을 적자로 몰아가는 것을 당연시하는 언론과 여론이다. 이것은 적자라고 생각하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합목적성에 부합하는 예산의 지원이 문제가 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그러기에 의회의 감사기능이 있고, 시의원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 거제문화예술도 거제시 차원에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였으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무엇보다 선거에 의해서 거제시장이 바뀔 때마다 문화예술회관의 관장이 바뀌는 정치적 자리로 좌우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운영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다른 공기업은 모르겠지만, 문화예술회관은 공기업과 달리 문화와 예술이라는 높은 수준의 예술적 안목과 퀄리티를 요한다. 그러므로 독립되어 재단이사장은 당연히 외부인사로 채워져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거제 문화예술회관은 이미 독립된 문화예술재단으로 기구가 독립되어 있으므로 시장의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본다. 그리하여 그것이 전통으로 확립만 된다면 정치적으로 중립상태에서 얼마든지 높은 문화와 예술의 전당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므로 철저한 임기제가 지켜져서 이를 통하여 조직이 안정되고 투철한 직업의식도 가능해질 것이다. 특히 행정의 문화와 예술의 이해 부족에서 오는 지나친 개입과 간섭에서 자유로운 영역이 가능해질 수 있으리라고 본다.
지금의 직제 자체가 이사장이 비상근 명예직이므로 재단이사장을 시장이 당연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인사를 초빙하여 재단을 독립적으로 꾸려가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제안해 본다.

아무튼 이를 통하여 거제문화예술회관이 더 깊이, 더 가까이 시민의 품으로 다가왔으면 좋겠고, 친절하고 엄격한 내부조직의 투철한 직업의식도 주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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