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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육 시급하다강돈묵 /거제대 교수

유월이 되면 뭔지 모르는 것이 가슴을 누르는 아픔을 겪는다. 현충일에는 국립묘지를 참배하며 무명용사들의 넋을 기리기도 했다. 어린 시절 우리는 유월의 아픔을 느끼며 성장했다.

이러한 것은 순전히 교육의 힘이었다. 조국의 쓰라린 역사 앞에 숙연해 하며 각오를 다지면서 헌화하고 묘지를 스스로 청소하기 위해 새벽에 나가기도 했다. 다른 때와는 다르게 유월에는 행동도 조심하고, 늘 가슴 속에 조국을 생각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살았다. 그런 까닭에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여도 예사롭게 넘기지 않았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도 가슴에 조국을 품고 살았던 것은 역사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요즈음은 그 역사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관계로 어린 학생들이 제 나라의 역사도 모르며 성장한다고 한다. 조국의 미래를 생각해 볼 때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제 뿌리도 모르면서 성장한 아이와 알고 성장한 아이는 사고와 행동에서 현저한 차이가 있다. 제 나라 역사도 모르고 자란 아이는 삶의 의미 찾기부터 이루어지지 않는다.

요즈음 교육의 키워드는 능력 있는 인간인 것 같다. 이 사회에 나가서 뭔가 할 수 있는 사람. 그리하여 제 밥그릇은 챙길 수 있는 사람에 맞추어 있는 듯이 보인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기술이 있어서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간을 양성하는 데에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신이 없는 사람은 미래가 없다. 어떠한 일을 하던 그것이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 이루어져야 하고 공정하고 순리적인 이치에 따라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사욕에 따라 행동이 바뀔 수 있어 순리에 어그러지기 쉽다.
역사 교육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맞이하는 유월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한국동란을 우리의 북침으로 잘못 알고 있는 학생이 제대로 알고 있는 학생보다 두 배가 넘는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참담함을 느낀다. 이게 우리의 교육 현실이다.

왜 이런 결과를 초래했을까. 조국의 역사를 왜곡되게 알려주는 무리가 있는데도 나라에서는 그것을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 그 무리는 어떤 목적이 있어서 어린 학생들에게 그렇게 가르쳤을까. 국가관이 흔들리면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런 문제를 헤아려보면 바로 철저한 역사 교육이 필요함을 알게 될 텐데도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흔히 일본의 역사 왜곡을 꼬집는다. 하지만 우리에겐 역사 왜곡이 없었을까.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三國史記)’를 보면 아찔한 생각이 든다. 540년이나 존속한 ‘가야’라는 나라를 빼 버리고 ‘삼국사기’를 썼다. 가야를 넣어서 ‘사국사기(四國史記)’를 써야 옳지 않았을까. 김부식에 의해 가야라는 나라가 우리의 역사에서 부실해지면서, 일본이 광개토대왕비에 쇠똥을 바르면서 자기네 나라였다고 주장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런 일본의 주장을 접할 때마다 ‘삼국사기’마저 일본이 진즉에 손본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나기도 한다. 역사는 개인의 목적에 따라 마구 기술되어서도 안 되고, 상황에 따라 고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역사 왜곡의 방지는 철저한 역사 교육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역사 교육이 겉핥기식으로 흐를 때 우리의 미래는 참담하다.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이 시급하다. 일본의 역사 왜곡을 가르치면서 그들이 무엇을 어떻게 왜곡시켰는지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그냥 막연하게 가르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무엇을 어떻게 왜곡시켰는지를 정확히 가르쳐야 한다. 학생들에게 일본이 무엇을 어떻게 왜곡시켰느냐고 물어보면 대개의 답이 ‘정신대요’하는 데에 그친다.

이게 우리의 현실이다. 일본은 우리의 역사를 흔들고 싶어 하고, 영토 문제를 들고 나서기 위해 이 천 개가 넘는 연구학회가 독도에 매달렸는데, 우리에겐 그 천분의 일에 해당하는 학회만이 있을 뿐이고, 역사 교육은 포기한 상태이다. 참으로 아찔한 우리의 교육 현실이다.

다시 한 번 역사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아무리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구심이 될 수 있는 정신이 올바로 박혀 있지 않으면 오히려 더 위험하다. 정신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 국가는 멸망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올바른 정신으로 하나로 뭉쳐서 발전의 원동력을 집약할 때 그 나라의 미래는 있다. 그 정신은 역사 교육에서 시작해야 한다. 제 나라의 혼도 알지 못하고 무슨 애국자가 되겠는가. 우리의 역사 교육은 하루가 급하다. 그리고 그것은 조국의 미래를 위해 당연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일이다.
유월의 하늘이 좀 더 가슴에 와 닿았으면 좋겠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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