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종합버스터미널 입지 변경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거제시가 추진하는 입지 변경안에 대해 이길종 도의원이 ‘중장기 대안’으로서의 재검토를 주문했고, 연초면으로 가닥이 잡힌 입지를 상문동으로 바꿔야 한다는 강한 톤의 지적도 지역언론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추진됐던 이 사안은 용역 결과가 연초면으로 잠정 결론지어진 뒤, 사실상 확정된 것도 없고 안 된 것도 없는 어정쩡한 상태로 흘러왔던 게 논란의 불씨가 됐다. 당시 거제시는 용역결과를 경남도에 보고했지만, 그 뒤론 그 어떤 공개적인 설명회나 언론 브리핑은 없었다. 그 사이 연초면 땅값만 널뛰기를 했고, 지방선거가 있었으며 화물차고지 분리 방안이 새롭다면 새로운 얘깃거리였다.

용역결과에 대해서도 납득을 못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2009년 상황이 그리 보였다. 최종 결과에 대한 설명회는 없었고, 중간보고 후 설명회로 종결됐다. 중간보고 지적사항을 보완해 용역결과가 납품된 게 전부란 얘기다. 행정절차상 어쩔 수 없다지만 딱 ‘용역만능주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최근에는 화물차고지 분리안을 담은 용역보고회를 연다는 계획도 지난 3월 흘러나왔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아직까지도 뚜렷한 발표가 없다. 그만큼 거제시도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는 것인지, 여론 추이를 살피고 있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문제는 2009년 용역 결과가 거제 미래 변화상을 제대로, 깊숙이 분석해 반영했냐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이 ‘재검토’를 부르짖는 이들의 논리적 단초다. 계룡산 명진터널 개설이나 우회도로 및 국지도 연장 등을 접목한 입지 선정이 됐었냐는 의심이다.

이길종 도의원의 지적처럼 지금 당장 상문동이 적지일지, 연초면이 적지일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경남발전연구원도 당시 용역결과와 정반대의 분석을 내놓았으니 하는 얘기다.

버스터미널은 사통팔달하는 지점의 중심에 놓여야 한다는 주장도 타당성이 있고, 숫제 도심 외곽으로 빼야 한다는 견해도 나름의 논리가 있다. 다양한 견해를 신중히 수렴하되 누가 봐도 납득할만한 수준의 분석을 토대로 정치적 판단이 아닌 ‘정책적 판단’을 거제시가 내려야 할 때다. 터미널 입지변경은 거제 백년대계에 속할 수 밖에 없는 큰 프로젝트인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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