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용 호(1955 일운면)

몸통을 반으로 가르며
뼈 발라내기를 마친 아낙이
살점을 얼기미에 놓고
수돗물에
빡빡 밀기를 계속한다

멸치들의 꿈은
이수도 앞바다에
빤짝이던 비늘로
남아있고

산나물에 초고추장 버물어진
살점은
고소한 고명가루로
치장까지 되어
상위에 오를 터

친구야
간밤의 고향 이야기가
짧았는가

봄볕에 빤짝이는 외포항에서
해장술인들 어떠랴
자네의 도시얘기나 들음세

봄이 오면 대금산의 진달래와 더불어 외포항의 멸치회가 떠오른다. 대구 파시가 끝난 외포항의 봄은 빤짝이는 바다 물결과 섬사람들에겐 결코 비리지 않은 갯내음으로 자욱하다.
어느 봄날에 서울에서 고향을 찾아온 친구와 아침 해장으로 외포항엘 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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