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활동으로 법조인 꿈 키워
비정규직 등 약자 돕는 변호사 다짐

거제에 첫 여성 변호사가 등장했다. 김한주 변호사가 대표 변호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희망’에 영입된 유태영(29) 변호사다. 유 변호사는 고용노동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기대를 받고 있다. 노동분쟁, 특히 비정규직이나 조선하청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에도 일조할 수 있으리란 기대다. 지난 22일 변호사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유 변호사는 거제시청과 시의회 등을 둘러보고 막 돌아오는 길이었다.

“참여연대에서 NGO 활동을 자원해 일한 적이 있었어요. 지금은 서울시장으로 재직중인 박원순 변호사로부터 감화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법조인의 꿈을 키운 셈이죠.”

유 변호사는 서울명덕외고와 고려대 법대를 거쳐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클 1기)을 졸업,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법대에 입학하자마자 곧바로 사법고시부터 준비하는 풍경이 좋아보이지 않았단다. 사회경험을 폭넓게 해보고 싶단 욕심이 앞섰다. 알바도 부지런히 했고 다양한 동아리 활동도 체험했다. 좀 더 세상을 알고 싶은 마음이었으리라. 일부 법조인들이 약관의 나이에 법전부터 파고들다보니 복잡다단한 세상살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기계적인 사법판단에 그치는 오류를 간파했던 셈일까. 그리고 독일에 가서 공부를 했다.

“독일에서 1년쯤을 교환학생으로 있었어요. 국제적인 전문법조인 양성의 기틀을 다진 곳이거든요. 독일어에 익숙해지다보니 주한독일상공회의소 법무팀에서도 근무를 하게됐습니다.”

거제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에서 일하게 되면서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을 해보고 싶었던 그는 노동분쟁해결지원팀에서 근무하면서 거제 통영 고성 지역 노동자들의 고충도 접할 수 있었다.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을 위해 절차 조력에 나섰다. 주로 기성금 체권 가압류와 체불업주에 대한 구속 청구 등 실질적 법적 절차 착수를 도왔다. 현재는 거제 모 조선사의 임금소송에 참여하고 있다.

인터뷰가 처음이었던지 다소 어색해하는 유 변호사는 왠지 무거운 분위기의 법조인 이미지 보다는 친근하고도 앳된 20대 아가씨의 모습이다. 거제지역 여성계가 활발히 조직돼 있다는 점에서 여성들의 법률상담에도 적극 나설 것이란다. 시의회에서 신금자 의원을 만났다며 아주 반갑게 맞아주더란 귀띔도 했다. 거제라는 도시의 느낌이 어떤지 물었다.

“조선 근로자들의 출퇴근 모습이 눈에 띄었어요. 일하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죠. 지내기 좋은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일하는 사람들이 많고 꽤 역동적인 도시라는 생각이 들어요.”

서울서만 자란 ‘차도녀’가 아닐까 했던 기자의 선입견도 깨졌다. 강화도가 고향이라 거제도도가 친근하단다. 오늘이 있기까지 부모님과 주변의 큰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며 항상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얘기에서 겸손함도 느껴진다. 유 변호사가 거제에서 오랜 기간 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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