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4일부터 시내버스 노선이 개편됐다.

여러 민원이 잇따르고 있지만 사실 버스노선 개편은 시민으로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시민, 좀 더 따지면 ‘서민’의 발을 대신하고 있는 버스의 체질 개선에 행정이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이라곤 버스가 유일한 거제에서 행정의 관심이 소홀하다면 시민의 발은 부르틀 것이다.

기자가 고등학교에 다니던 10여 년 전에 비하면 현재의 거제 시내버스 운행시스템은 놀랍도록 진화했다. 그때는 버스 노선번호가 없었고, 전면 유리창 아랫부분에 꽂힌 경유지 명패만 보고 버스를 타야 했다. 그래서 승객들은 자신들이 사는 지역명을 앞에 붙여 ‘하청버스’ ‘옥포버스’ 등으로 불렀다.

버스 시간도 터미널에서 알아본 뒤 숙지하고 다녀야 했다. 그땐 버스 도착시간을 잘 외고 있는 친구들이 무척 똑똑해 보였던 기억도 있다.

이처럼 열악했던 버스 이용환경이 대대적으로 바뀐 것은 2010년경으로 보인다. 그해 4월 시내버스의 노선번호 체계가 전면 시행됐다. 버스 대부분이 고현에서 출발하는데 10번대 버스는 능포 방면, 20번대는 구조라 방면 등 10단위로 노선을 나누어 운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00번대의 도심순환버스가 등장함으로써 인구밀집지역의 교통체증을 완화하기도 했다.

같은 해 7월부터는 다른 노선으로 1회 무료 승차가 가능한 환승제도가 시행돼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덜어줬으며, 지역 버스정류소 69곳에 버스 정보 안내 단말기(BIT)를 설치해 이용 편의를 한층 끌어 올렸다.

이처럼 버스체계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지만 고쳐나가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노선 개편에 따른 부작용을 해결해나가야 하며, 버스 부족으로 말미암은 지역 간 불균형도 잘 대처해야 할 것이다. 시청 홈페이지에도 버스에 대한 갖가지 민원이 올라오고 있다.

고현버스터미널을 ‘청소년들의 우범지역’이라고 표현하며 당국의 철저한 선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인근 구석진 곳에서 무리를 이뤄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의 모습은 이제는 너무도 흔한 풍경이라고 한다. 비단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의 장소 불문한 흡연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는 행인들도 적지 않다.

버스 업체 관계자들의 직업윤리도 요구된다. 지난 2월엔 장승포시외버스터미널에서 50대 여성이 시외버스 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는데 목격자 증언에 의하면 버스기사가 사고 뒤 도주했다가 붙잡혔다고 한다. 난폭한 버스 운전에 거제시민 모두가 지쳐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앞으로도 시내버스의 발전은 기대 의심치 않는다. 다만 행정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인지, 또 시민 참여를 얼마나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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