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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속적 삶의 멋과 여유가 살아 숨 쉬는 곳손영민의 신바람 나는 풍물기행(1)- 거제 전통메주 마을 편

동부면 부춘리 삼거림 ‘거제전통메주마을’
장 담그기 체험행사 … ‘토종 볼거리’ 인기

‘인간의 요긴한 일 장 담는 정사로다/ 소금을 미리 받아 법대로 담그리라/ 고추장 두부장도 맛맛으로 갖추 하소.’(농가월령가, 삼월령 중에서)
예로부터 우리 음식의 기본이 되는 간장과 된장 담기는 한해 농사 가운데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맛있는 음식을 잘 먹어야 기분이 좋고 일도 잘되는 마당에 음식 맛을 좌우하는 장맛은 집안 분위기를 좌우하는 요소 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별다른 조미료가 없던 시절에 장맛은 그 집안의 품격 수준과 그 댁 아녀자의 덕성을 말해주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선조들은 장맛이 변하면 집안에 불길한 일이 생길 징조라 하여 장을 담그려면 우선 길일을 택하고 고사를 지냈다. 장 담그기 좋은날은 병인일, 정묘일, 제길신일, 정월우수일, 입동일, 황도일 등이고 나쁜날은 수흔일, 육신일 등이라 했다.
우수가 지나 한해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요즘, 그래도 시골에서는 노인들이 도회지에 나간 자식들에게 보낼 간장과 된장을 담그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우리 전래의 모습과 함께 토종간장이 밀려나는 세태에서 한 시골마을에서 걸쭉하고 깊은 맛 나는 장류를 만들어 ‘진짜된장 먹기’ 마당을 다져 가는 곳이 있다.

해마다 2월 중순, 경남 거제시 동부면 부춘리 삼거림 ‘거제전통메주마을(055-633-2270, 010-9538-2270)’에서는 토종볼거리가 생긴다. ‘장 담그기 체험행사’를 하는 것이다.
정월 첫 말날을 길일로 여겨 전통된장을 담그는 세시풍속에 따라 도시인을 초청해 전통옹기에 메주를 씻어 장을 담고 금줄을 치고 장 가르기 시범을 보이는 등 전통장 담그는 모든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마을 장독대 한켠에는 체험객들이 담근 장항아리가 명찰과 함께 놓여있다. 10~20명 정도 단체 방문객일 경우엔 마을 부녀회에서 식사도 제공해준다.

그 식단에서도 된장국이나 된장찌개 청국장찌개 등은 빠지지 않는다. 메주로부터 시작해서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등의 전통장류를 상품화 하여 마을 소득 사업으로 발전시킨 삼거림 마을은 이제 ‘거제의 명소’가 되어 외국인들도 많이 찾아오고 있다. 마을 공동체로 운영하고 있는 ‘거제전통메주’의 가장 큰 공적은 맛깔스러운 우리 토종 간장과 된장의 정체성을 살려 내어 사람들에게 ‘고향의 맛’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삼거림 마을은 2006년 농촌 진흥청으로부터 ‘농촌건강 장수마을’로 선정되었다. 전국 30여곳의 ‘전통된장마을’들 가운데 맛으로 승부를 낸 셈이다.

‘거제전통된장’의 맛 비결은 천일염, 토종콩, 물, 그리고 ‘성질 좋은 옹기독’등이다. 이 마을은 28년 전, 농한기 농촌여성 일감 찾기 사업의 일환으로 뿌리 내리기 시작했다.

소금은 땅끝 마을에서 생산되는 해남천일염을 가져다 써왔다. 해남산 천일염은 불순물을 걸러내 해독 작용을 하고, 깊고 구수한 맛을 내기에 간장이나 된장 만드는데 이보다 좋은 원료는 없다. 콩은 5천여평의 넓은 텃밭에서 생산된 토종만을 쓴다. 물도 중요한데 삼거림 마을의 천연암반수는 예로부터 물맛도 좋거니와 피부병, 위장병, 신장병에 특효약이었다. ‘거제전통된장’에는 지하 150m 천연암반수에서 길러낸 생수를 쓴다. 황토로 빚은 장독대는 자갈 바닥에 앉혔다. 주위는 텃밭이 둘러 쌓여있어 온도와 습도를 자동 조절해주는 역할을 한다. 시멘트 건물옥상에 앉힌 장맛이 제대로 날리 없고 현대화 물결에 우리 고유의 맛을 잃어버린 내력이 여기에서 읽힌다.

거제전통 된장의 또 다른 미덕은 값이 싸다는 것이다. 일반소금으로 만든 다른 된장들이 2kg에 5~6만원 인데 반해 같은 양의 ‘거제전통된장’은 3만원이다. 거제 삼거림 마을의 유명한 매실만으로 만든 매실고추장은 더 싸다. 매장 수수료를 없앴기 때문이다.
또 2008년 가을에는 냄새 안 나는 청국장을 개발해 거제시, 마을공동체, 삼성중공업 후원으로 1천명의 소년소녀가장들과 무의탁노인들에게 겨울나기 반찬으로 선물했다. 이 냄새 안 나는 청국장은 냄새 때문에 애를 먹던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여행정보

거가대교 송정 IC에서 고현 방향으로 들어가 사곡삼거리와 동부면 사무소 인근 산양천을 지난다. 부산에서 1시간40분 거리다. 대중교통은 고현 시내버스터미널에서 해양사행 버스를 타고 삼거림 마을 앞에서 내린다. 40분이 걸린다. 숙식은 학동이나 연담 또는 문화관광 농원 쪽이 좋다. 거제전통메주마을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문화관광농원은 민박, 테니스장, 족구장, 농구장, 배구장 등 다양한 스포츠 시설이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의 휴양지로서 좋다. 또 연담 마을에서 나는 고로쇠약수는 다른 곳의 고로쇠약수에 비해 신선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글·사진: 손영민
/ ‘꿈의 바닷길로 떠나는 거제도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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