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1회 훈련만으로 홍명보장학재단컵 준우승 쾌거
방경호 감독 등 실력파 코칭스텝 "축구를 즐겨라"

김정권 코치(왼쪽) 방경호 감독(중앙) 우봉규 코치(오른쪽)와 장평FC 아이들

홍명보장학재단컵 전국유소년축구대회가 지난 18일 부터 펼쳐져 23일 폐막식을 끝으로 6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거제시에서 열린 이 대회에는 U-12와 U-10부문에 각 32팀이 참가했으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학부모 등 3000여명이 거제시를 찾아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이러한 대성황 속에서 거제의 꼬마들도 이름을 알려 큰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장평FC가 바로 그 주인공. 장평에 사는 50여명의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장평FC는 이번 대회 챌린저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수상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대회는 앞서 언급한대로 U-12에 32개 팀, U-10에 32개 팀이 출전했다. 8개 팀이 4개 조를 이뤄 경쟁을 펼치는데 여기서 1, 2위 팀은 챔피언십리그에서, 3, 4위 팀은 챌린저리그에서 자웅을 겨룬다.

올해는 장평FC U-10팀이 챌린저리그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작년 같은 대회선 당당히 챔피언십리그 3위를 차지했었다.

특히 장평FC는 주1회 훈련 일정으로 주5회의 내로라하는 클럽들을 제치고 어깨를 나란히 해 주목받고 있다. 훈련양은 무엇보다 체력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데 장평의 꼬마들이 체력 면에서 밀렸을 뿐 기술이나 팀워크에선 우수한 성적의 팀들과 견주어 모자라지 않았다는 평가다.

26일 아침 장평동에 위치한 삼성A구장에서는 아이들의 익살스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대략 30여명의 아이들이 나이별로 그룹을 나눠 훈련에 임하고 있었는데 10세 이하의 어린 꼬마들은 추운 날씨에도 점퍼를 벗어던지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공을 차고 있었다.

발재간이 뛰어난 아이는 요리조리 잘도 피해가며 상대진영을 향해 돌진했고, 경기보다 장난에 심취한 아이들은 카메라 앞에서 우스꽝스런 포즈를 취하거나 춤을 췄다. 이를 지켜본 골키퍼 꼬마는 답답한 듯 고래고래 소리치며 아군을 지휘했지만 성에 안차는지 씩씩거리기도 했다.

10세 이상의 아이들은 사뭇 진지한 모습들이다. 이들 게임에는 코치도 끼어들었는데 아이들은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코치에게 달려들었다. 코치도 신이 난 듯 사정 봐주지 않고 공을 몰고 나가지만, 순간순간 보이는 빈틈을 지적하면서 지도에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한창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방경호 감독과 인터뷰를 나눴다.

방 감독은 원래 진해 출신으로 조선업에 종사하면서 거제에 정착하게 됐다. 그는 조기축구회, 지자체 대표 등 활발히 활동하면서 생활체육 1급 심판자격증을 취득했다.

그의 실력을 잘 아는 직장 동료들은 그에게 자녀들의 축구 지도를 부탁했고, 이로써 2008년 장평FC는 15명의 아이들로 첫걸음을 내딛었다.

클럽을 함께 이끌고 있는 우봉규, 김정권 코치도 지도자 자격을 갖추고 있다. 우 코치는 청소년 학교 팀을 지도한 경력이 있어 훈련 체계에 전문성을 더하고 있으며, 코칭스태프의 막내인 김 코치는 클럽의 전반적인 살림살이를 맡고 있다.

방 감독은 아이들을 지도하는데 있어 지시보다 권유를 지향하고 있다.

그는 “어린 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성적보다 축구에 흥미를 갖게 하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유소년 축구팀은 흔히 엘리트와 클럽으로 나뉘는데 전자는 그야말로 선수육성이 목적이고, 클럽은 취미 수준에 그친다.

최근에는 이 두 그룹의 실력차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데 클럽에서 느끼는 재미가 아이들의 흥미와 의지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

반면 감독으로서 아이들에게 공평한 경기 기회를 주는 것이 큰 고민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팀 성적 못지않게 아이들의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도 지도자의 마땅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장평FC는 차후 유소년에 이어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습을 준비하고 있다. 지도자로서 훌륭한 인재를 키워보고 싶은 욕심도 있거니와 지역의 축구 꿈나무들을 위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커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또 실력은 있지만 가정 형편 때문에 재능을 펼치지 못하는 인재들을 발굴해 적극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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