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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하는 삶하담스님 /무이사 주지

매일 떠오르는 태양이지만, 올해도 새해 첫 날을 맞이하여 뒷산 우두봉 정상에 올라 일출을 보면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해봤다. 매년 진행해왔던 해돋이 행사를 마치고, 나만의 소중한 시간을 갖기 위하여 여행을 떠났었다. 여행 중에 모처럼 만났던 도반스님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늘 변하는 것을 무엇 때문에 보러 가느냐?’고 물어왔다.

그래서 ‘여행은 새로운 것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고, 새롭게 보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다’라고 어느 여행자의 말을 빌려 대답을 해주었다. 우리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에 갔을 때,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면서 새로운 안목을 갖게 된다. 또한, 몇 번이고 갔었던 곳을 다시 가는 경우도 있는데, 매번 그 느낌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의 모습이나 상황도 달라져 있겠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안목이 달라져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무튼, 이번 여행 중에 느꼈던 것은 ‘세상의 인심(人心)’이 팍팍하다‘는 것이다. 불경기라서 그런가? 예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지만, 요즈음 사람들처럼 인정이 메마르거나 딱딱한 말투와 표정으로 서로서로를 불안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언론보도를 통해서 보았던 우울한 사회의 분위기가 도시와 농촌 어디에서나 느껴지는 것이었다. 따뜻한 웃음을 가진 사람들의 수는 적어 보이고, 마치 마네킹처럼 굳은 표정을 지닌 사람들의 수가 훨씬 많아 보였다. 가는 곳마다 만났던 많은 사람들은 말을 붙이기도 겁이 날만큼 긴장되어 있거나, 삶에 지쳐 있는 느낌을 주었다.

요즈음 사람들의 삶이 왜 이렇게 팍팍해졌을까? 아마도 자신의 삶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방식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현대 사회의 빠른 문명의 흐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여 생겨난 혼란 때문일 것이다. 각 개인이 가지는 정체성의 문제 때문에 일어나는 개인의 불행한 문제는 각 개인이 감당을 하여야 하겠지만, 그 개인이 속한 사회집단이 가지는 흐름의 문제 때문에 일어나는 개인의 불행한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책임을 가져야만 한다. 어떠한 사회의 정책들도 완벽할 수야 없겠지만, 사회적으로 부작용이 심각하게 일어난다면 그 정책과 흐름은 수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 사회의 지혜로운 사람들의 용기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들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점은 ‘신자유주의’와 ‘개인주의’가 혼합하면서 우리의 삶을 ‘무한경쟁’으로 내몬다는 것에 있다, 신자유주의는 사회적 통제수단이 법과 규칙들을 최소화 시키거나, 심지어 무시하면서까지 무한경쟁을 유도한다. ‘의자 게임’이나 ‘짝짓기 게임’의 방식으로 끊임없이 승자와 패자를 만들고, 승자독식을 미화하거나 패자의 탈락을 당연시하게 만든다. 경쟁을 통해서 자신과 사회의 발전을 유도하기 보다는, 룰도 갖추지 않은 무한경쟁방식에 잘못된 ‘개인우선주의’와 ‘서열화’가 끼어들면서 오로지 승자만이 살아남기 위한 전쟁을 하게 만든다.

전쟁과 게임에서 승자는 모든 이익을 가지게 되고, 패자는 낙오자 또는 실패자로서 손해를 감수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반칙적인 수단과 방법이 동원되더라도 잠정적으로 용납되어지는, 아주 비인간적이고 괴악한 흐름에 젖어 있다. 부정적인 인간의 형태로 여겨지는 사회적 탈락자가 되지 않기 위하여 항상 주변사람을 믿지 못하고 경계하거나, 잠시라도 배려와 여유를 가질 수 없는 긴장되고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경쟁을 시키면서 승부사로 만들거나 싸움꾼으로 만들어서 아무에게나 전쟁을 하게 만든다.

직장 내의 동료들끼리도 동료가 아닌 또 다른 경쟁상대인 적이 되어있고, 학교에서 급우들끼리도 친구가 아닌 성적경쟁자가 되어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뉴스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재벌 총수가 상속과 관련하여 형제간에 분쟁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기업이 갖고 있는 사회적 영향력으로나,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성공한 자 또는 가진 자로서의 마땅히 존경받고 모범적인 모습을 기대했던 우리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주었다.

우리들은 예전의 국어책에 실렸던 ‘의좋은 형제’에서, 가을에 수확한 볏단을 자신의 필요보다는 상대의 필요를 생각하면서 서로 먼저 챙겨주는 아름다운 형제간의 우애를 소중한 가치로 배웠었다.

과연, 우리의 삶에 있어서 귀한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경쟁하고 전쟁하는 기계가 아니다. 우리는 따뜻한 감성과 지혜로운 이성을 갖춘 고귀한 인간성을 지닌 사람들이다. 사람이 사람다울 때가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모습이 되고, 귀한 가치를 갖게 되는 것이다. 경쟁을 하는 것도 사람이 살아가는데 활력을 주기 위해 필요한 하나의 영역이 되겠지만, 우리의 삶이 경쟁의 도구로만 쓰인다면 그 삶은 얼마나 추하고 비참해질 것인가? 경쟁을 해야 한다면, 이기기 위한 경쟁보다는 서로의 발전과 행복을 위한 경쟁을 하여야 한다. 이긴 자와 진 자가 서로 억울하지 않고, 서로 축하와 격려를 할 수 있는 멋진 경쟁을 하여야 한다.

몰인정하게 느껴질 정도로 냉혹한 무한경쟁사회에서 적어도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각자가 살아가는 방식을 인간중심으로 새롭게 바꿀 필요가 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남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고 자신도 상처를 입지 않을 수 있는 서로서로 이기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싸움꾼 가운데서 가장 훌륭한 싸움꾼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싸움꾼이다. 올해에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웃음을 맘껏 웃으면서 살았으면 하는 새해 첫 소망을 가져본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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