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애꿎은 중소상인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모 아파트 건설공사와 관련해서다. 사연을 접하고 보니 이들의 막막함에 한숨이 나올 정도다.
아파트 건설공사에서 하도급을 맡은 모 건설업체가 문제의 근원이라는 주장이다. 타 지역에 근거를 두고 있는 이 업체가 지난해 중순께 부도를 내면서, 관련됐던 거제지역 중소상인들이 받아야 할 대금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건설기자재를 납품했던 업체부터, 건설장비임대, 식자재공급 등등 이 업체와 거래했던 다수 중소상인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푸념이다. 피해액수가 수천만원에서 억대라는 소문이다. 시행사조차 하도급업체에 빌려준 수억 원을 떼일 처지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런데 부도 업체는 근거를 둔 타 지역에서 다른 사업을 펴고 있단다.

아파트 건설 붐 이면에 가려진 암울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중소상인 몇몇은 법적대응에 나섰다고 한다. 생업에 바빠 법적절차를 밟기 힘든 중소상인들은 속만 태우고 있다. 달리 하소연할데도 없다는 게 문제다.

이번 사례가 처음은 아니다. 다른 아파트 건설공사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시행대행을 맡은 개발업자와 관련 중소상인들이 십수억대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지난해 제기돼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사안들에 대해 거제시는 별다른 대책은 없는 모양이다. 이번 사례의 동향을 파악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파악했다면, 약자들인 중소상인들의 개별적 법적대응을 주문하는데 그칠 일이 아니다.

상공업계와 함께 피해 중소상인들을 파악해 법률상담을 적극 주선한다거나, 해당 업체가 조속히 변제할 수 있도록 협의라도 해 볼 일이다. 아파트 건설사업의 하도급 계약과 관련한 구조적 문제는 없는지도 필히 진단해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유사 사례가 반복될 우려가 있어서다.거제지역 경제의 축을 이루는 분야가 조선산업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안다. 사각지대에 놓여 분투하는 중소영세상인들도 행정이 챙겨야 할 시민이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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