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시청 대회의실…전문가 발표 및 토론

‘조선해양산업 전망과 활성화를 위한 정책세미나’가 지난 14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지역경제의 버팀목인 조선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아보려는 취지에서다. 거제시와 한국은행 경남본부가 마련했고, 전문가 발표에 이어 패널과의 토론도 진행됐다.

“지역산업 다양화·고급 인력 길러야”
첫 발표자로 나선 신수철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경남분원장은 조선해양산업 현황, 지역산업 침체 원인과 배경 등을 분석해 ‘거제지역 조선해양산업 활성화 여건 조성 방안’을 내놨다.
신 분원장은 “거제지역 경제가 조선소 경기에 좌우되는 구조인데다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은 조선구조물 임가공에 집중돼 있다”고 진단하면서 “조선경기 부진에 따른 지역기업 하도급 물량 감소와 발주단가 하락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조선 관련 사외 협력사(65개) 대부분이 블록, 철의장품 등 제관 중심 업체로 설비 및 인력에 의존한 생산 위주 사업 구조여서 엔지니어링(Engineering·인력, 재료, 기계 따위를 일정한 생산 목적에 따라 유기적인 체계로 구성하는 활동)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사 혹은 1차 벤더(업체) 하도급으로 조달, 영업, 마케팅 등 자생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양대 조선사를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식의 수직하도급 관계도 문제로 지적됐다. 경기변동에 매우 취약한 고용 구조여서 제조기반이 급격히 무너질 위험을 안고 있는 까닭에서다.
신 분원장은 이 같은 지역 제조업의 경기침체 배경으로 △하도급 의존 및 자생력 결여 △지역 혁신역량 부족 △획일적 사업구조 △엔지니어링 부재 등 크게 네 가지를 꼽았다.

지속 성장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지역산업 다양성 추구, 기업 지원 핵심역량 및 전문인력 양성기관 확보를 제시했다.
해양플랜트 틈새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센터(가칭 ‘해양플랜트 토털 솔루션 지원센터’)를 세워 중견 구조물 제작업체의 관련 사업 진출을 지원하고, 제조산업 다양화를 위한 산학연·지자체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신 분원장은 밝혔다.

기업 지원 핵심역량 확보와 관련해서는 국책연구기관(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분원을 유치하는 것과 해양플랜트 기자재 시험인증센터의 기능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해양플랜트 기자재 시뮬레이션교육센터와 조선·해양 현장인력 양성 재교육센터를 구축해 해양플랜트 등의 전문인력을 길러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경기 2014년 3분기쯤 회복”
한국은행 경남본부 김영근 과장은 최근 조선해양 경기 동향 및 중·장기 전망에 대해 집중적으로 짚었다.
김 과장 발표에 따르면 최근 세계 조선해양시장은 유로지역 재정위기 우려가 부각되고, 글로벌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선박 발주량이 줄고 신조선가도 하락하는 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선박 신규발주(10월 말 기준) 규모는 2007년 같은 기간 7810만CGT(Compensated Gross Tonnage·표준화물선 환산 톤수)과 비교해 20%(1680만CGT) 수준에 그쳤고, 수주잔량도 2008년(2억790만CGT) 고점 대비 45%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에 따르면 신조선가지수 역시 선박 발주가 줄어들면서 2008년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국내 조선사 수주는 LNG선, 해양설비 등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운임하락에 따른 해운업계 자금난 및 과잉 선복량(船腹量) 영향으로 벌크선, 탱커선 등 상선(商船)은 부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이처럼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해양경기가 세계경제 회복세 등에 힘입어 오는 2014년 3분기쯤 바닥을 치면서 서서히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남본부가 선박 수급, 해운 및 세계 경기, 글로벌 금융상황 등 11개 관련지표를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조선해양경기종합지수 (Shipbuilding Business Index)는 2014년 1분기 98.20(이하 순환 변동치), 2분기 97.94에 이어 3분기 97.82로 저점을 찍은 뒤 4분기에는 97.97로 회복될 것으로 추정했다.

김 과장은 “지난 6월 전망결과와 비교해 보면 해운시황 등 조선해양산업 여건 개선속도가 당초 기대에 못 미치면서 회복시점이 3분기 정도 지연됐다”며 “글로벌 경기 및 해상물동량 증가세가 당초 예상보다 둔화된 데다 해양플랜트 발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가 낮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조선해양경기의 장기흐름을 파악하는 추세 변동치와 달리, 단기흐름을 읽는 데 유용한 순환 변동치는 세계경제 회복세 등에 힘입어 내년 3분기를 저점으로 상승 반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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