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대 끝에 걸린 전설이며
철새가 물어 온 설국의 동화가
갠지스의 성자처럼 씻기고 바래져
남가람 어귀 모래톱
어둠의 물레로 타래를 풀 때
빛으로 현신現身하는 별자리 꿈자리들

젖은 마음 아닐지나
불꽃으로 활활 타오르지 못하고
속으로 속으로만 태워야 하는

얼마나 더 비우고 가벼워져야
어둠을 도려 빛의 경계를 태우는
등불이 되는가

진주 유등축제를 주제로 시를 창작하여 창작집으로 엮고 내년 시화등(詩畵燈)으로 제작하여 진주 강변에 설치한다는 계획에 참여된 시이다. 특정 주제로 시를 엮어 나간다는 것, 쉽지 않은 일이다.
시는 아득한 설화와 전설로 시작한다. 솟대의 풍속이 아득한 설국에서 시작되었음을 보여주고, 그 설국이 인도로 흘러 갠지스 강가의 모래톱에서 현신하는 별자리. 그리고 한반도로 흘러 진주강가의 유등으로 타오른다. 유장하고도 장대하다.
마지막의 연을 두 번 세 번 읽어 보자. 얼마나 힘 있고도 아름다운가. 결국에는 비워져서 등불이 되는 유등의 본질을 잘 나타내고 있다.
시인은 거제문협 회장을 맡고 있으며, 거제수필, 현대시문학, 시창작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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