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곡 STX 지역주택조합의 구조적 비리가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조합과 시행대행사, 시공사, 하도급업체 등 주택사업과 관련해 핵심이라 할만한 인사들이 ‘돈 놓고 돈 먹기’로 줄줄이 수사 대상에 올랐고 단죄를 받게 될 전망이다. 그들이 욕심을 챙기는 동안 ‘내집마련’을 꿈꾸며 한 푼 두 푼 모은 적금을 깨고, 대출을 받은 조합원들의 주름살만 늘어난 셈이 됐다. 믿고 일을 맡긴 사람이 원만한 추진은커녕 범죄혐의를 받고 있으니 말이다.

거제에 아파트 건설 붐이 끊이지 않으면서 ‘주택조합’도 덩달아 곳곳에서 결성되는 현상이 연출됐다. 어떤 곳은 한 아파트사업을 두고 조합이 두 개나 생기기도 했다. 아파트 건립 과열 양상을 부추기는데 일조한 격이다. 그렇다고 주택조합 모두가 비리 온상이 된 건 아니었다. 조합원들의 여망을 순조롭게 실현시킨 곳도 더러 있었다.

지역주택조합이 수사 표적이 된 건 삼성12차주택조합이 대표적 오점으로 회자된다. 설계 청탁 명목으로 2억여원을 건네 받은 혐의로 조합장이 구속되면서 무려 만 7년을 허비했다. 최근에서야 기공식을 열었으니 첫 단추를 잘못 꿴 고통 치고는 가혹했다.

STX 조합 사건도 조합장 구속만을 놓고 보면 비슷하다. 그래서 삼성12차조합의 전철을 밟아서는 결코 안된다. ‘조합의 사업 추진 과정 전반에 대한 투명한 공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검찰의 논평은 주택조합의 올바른 방향을 위한, 새기고 새겨야 할 금언이다.

거제시 건축행정도 그저 주택조합의 일이라고 치부할 일이 아니다. 기계적 법해석에 그칠 게 아니라 조합 운영 과정의 적정성을 살피는 적극적 관심이 요구된다. 은밀한 거래를 알수야 없다지만 향후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저들의 협잡 탓이건 아니건 STX아파트 공정률도 그리 순탄한 편이 아니라질 않는가.

어떻든 사람이 문제다. 젯밥에 정신 팔린 이들 덕에 애꿎은 조합원들의 올 겨울은 한층 쌀쌀해질 것 같다. 거제에서 내 집 하나 장만하기 참 어렵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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