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양플랜트 업계가 국제적인 수주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공기업인 석유공사의 자회사가 중국 조선사에 해양플랜트(FPSO)를 발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한표 의원에 따르면 석유공사의 자회사인 영국 Dana사는 Western Isles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해, 지난 7월 12일 중국 Cosco 사에게 약 4억불 상당, 저유용량 40만 배럴 규모의 원통형 FPSO를 발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석유공사의 이번 발주는 정부의 조선산업 육성정책과도 크게 배치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경부는 지난 5월 9일 국내 해양플랜트 업체의 수행실적 확보를 위해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등 공기업 발주 해양플랜트를 적극 활용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해양플랜트 산업 발전방안’방안을 수립했었다.

석유공사 측은 이에 대해 “국내 조선소들이 제시한 가격이 코스코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비싼데다 건조 일정도 맞출 수 없는 상황이어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김한표 의원은 “정부가 해양플랜트 산업의 육성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마당에 석유공사는 자회사가 중국 기업에 해양플랜트를 발주는 것을 사실상 용인했다”면서 “이번 발주에 정책적 고려가 부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중국 기업이 적극적인 국수국조(國需國造)정책으로 다양한 선박의 건조경험을 쌓아가며 국내 기업을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는 마당에, 국내 공기업 자회사가 중국 업체에 대형 해양플랜트를 발주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국내 조선업 종사자들은 큰 실망감을 느낄 것”이라고 개탄했다.

한편 조선업계는 일본 발전회사들이 석탄 장기수송 입찰시 한국선사를 입찰에서 원천 배제했던 사례를 들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데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적극적인데 반해 한국의 공기업 다수는 제도적 한계만 운운할 뿐 업계의 어려움에는 무관심하다"고 토로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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