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축협 요청에 거제서 노래교실 맡아
10월 15일엔 거제문예회관서 공연 펼쳐

“돌리도 돌리도 내사랑 돌리도~”
최근 주부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서지오의 ‘돌리도’. 이 노래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 노래강사 임성환 씨가 짚어주는 몇 가지 포인트만 잘 지키면 된다. 먼저 반주에 맞춰 “당다디다 디따라 당다디다다 핫!”하며 추임새로 흥을 한껏 띄우고, ‘돌리도’에 맞춰 쉴 새 없이 손과 엉덩이를 덩실덩실 돌리고 흔들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입을 크게 벌려 노래하는 것. 이 정도만 하면 일가친척이 함께하는 한가위 노래방을 독무대로 만들 수 있다.

오빠가 강남스타일이라면 거제 주부들은 ‘축협스타일’이 대세다. 거제시축산농협이 운영하는 ‘임성환의 노래교실’이 거제지역 주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 지난해 4월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문을 여는 이 교실은 수강생 150명이 매회 출석률 100%를 기록할 만큼 고대하고 기대하는 시간이다.

현재 김해에 거주하고 있는 임 씨는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 지역 농협, 주부대학 등 11개 노래교실에서 강사를 맡고 있으며 티브로드 한빛방송 ‘임성환의 행복한 노래교실’과 부산MBC라디오 ‘7080콘서트’에도 출연하고 있어 매우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굳이 거제에까지 와 노래를 가르치고 있는 이유는 ‘낭만’ 때문이다.
“낭만이 맞는 것 같습니다. 아무런 연고가 없어도 왠지 가고 싶은 곳이 있기 마련인데 저에겐 거제도가 그런 곳이죠.”

사실 임 씨에게 거제서 노래를 가르칠 계획은 없었다. 그저 거제서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바람만 갖고 있었는데 지난해 거제축협 조합장이 노래교실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임 씨는 노래만큼이나 개그본능도 충만해 코미디언을 꿈꾸기도 했는데 그 재능이 노래교실에선 적잖은 역할을 해줬다.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휘날리는 바람머리, 멋들어진 노랑바지의 ‘꽃중년’이 강단에 올라서서 엉덩이를 흔들고 수다를 떠는 모습에 수많은 주부들이 매료됐다. 남편보다 그를 더 찾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거제 주부님들의 반응이 폭발적입니다. 매우 순박하고 순수하셔서 가르치면 계산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죠. 저에게도 여러 방면으로 배려해주셔서 언제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맡고 있는 노래교실에 이어 10월 15일부터 거제시문화예술회관에서 ‘천원의 힐링 노래여행’이라는 노래교실을 하나 더 개설한다.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50분에 펼쳐지는 이 프로그램은 임 씨와 그의 매니저 박미란 씨가 1년 전부터 독자적으로 기획한 것으로 노래강습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을 초대해 다양한 공연까지 선보이는 콘서트형 노래교실이다. 문예회관에서도 흔쾌히 대극장을 지원하기로 해 첫 수업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수강을 원하는 시민은 입장료 겸 강습료 1000원만 준비하면 된다.

“제가 욕심이 많습니다. 눈, 귀, 입, 몸으로 즐길 수 있는 노래, 에너지를 가득 채워줄 수 있는 노래를 거제시민들에게 알려주고 함께 즐기고 싶습니다. 공연 후에 ‘임성환이가 참 재밌더라’ ‘많이 웃었다’ ‘노래 부르는 데 도움되더라’라는 반응을 기대하고 있을 뿐입니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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