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섶에 가려 있는 가배량성 - 사진은 지난 8월 중순

거제시에 따르면 거제지역 내 국가지정·등록 및 도지정문화재는 모두 44개소로 이중 도지정문화재는 37개소다.

그러나 거제지역의 도지정문화재는 늘 부족한 예산지원으로 제대로 된 관리 및 유지가 힘든 상태다. 매년 거제지역 내 도지정문화재 보수에 필요한 예산은 10억 정도지만 실제 지원되는 예산은 그 절반 수준도 못 미치는 3~4억에 그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문화재 관리 및 유지라고 해봐야 제초작업이나 안내판 보수, 훼손부위 부분보수 정도에 그치고 있고 실질적인 문화재복원이나 정비사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거제지역의 문화재 중 임진왜란 당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는 다수의 왜성과 태평양전쟁 일본군 방어시설 등 중요한 역사자료는 문화재 등록 신청조차 힘든 상태다.

이런 까닭에 거제지역 문화재 안내 간판을 보수하는데만 몇 년에 걸쳐 진행되거나 매년 2회에 걸쳐 실시하고 있는 각 면·동 문화재구역 제초작업예산도 일괄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현재 경남도 지정문화재는 500개가 넘기 때문에 도차원에서 일일이 관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하는게 거제시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도지정문화재가 시·군에 예산을 주고 위탁되는 상황에서 거제시 예산만으로는 잡초제거 등 기본적인 문화재 유지비용을 감당하기도 벅찬 상태다.

시민 옥모(40)씨는 “지자체가 예산 부족 타령만 하고 있는 사이 거제지역의 자랑스러운 문화재가 가치를 상실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지자체나 시민들이 지방문화재에 깊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물론 방치된 문화재를 보면 적극적으로 민원을 올리거나 제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거제시도 매년 되풀이되는 부족한 문화재관련 예산문제로 고심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거제지역 문화재의 관리 및 정비사업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유지보수만으로도 예산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거제지역의 문화재사업은 개발이나 정비 사업 보다는 역사적 자료에 가치를 두고 보존하려는 노력에 힘을 기울이는 게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