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도로와 사유지 경계를 둘러싸고 행정과 주민, 주민과 주민 간의 갈등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부산 해운대 거주하는 향인 A씨는 지난 5월 말께 하청면 창동마을에 2층 주택을 지었다. 준공을 득한 후 6월초 담장을 세우는 과정에서 마을주민 B씨가 찾아와 “담장을 쌓는 부분이 도시계획도로 예정지를 침범하니 담을 집 쪽으로 더 들여서 세워 달라”고 했다.

이에 A씨는 “도로가 나면 담을 허물겠다”며 “그전에는 내 땅에 대한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지 않느냐”며 반박했다.

A씨의 강경한 태도에 B씨는 6월 초께 마을주민 50여명의 서명을 받아 거제시에 철거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고, 거제시는 건축법 위반사항을 확인했다며 건축법 제79조 제1항에 따라 A씨에게 담장 철거를 명령했다. 이를 이행치 않을 시 A씨는 철거할 때까지 매년 이행강제금을 물어야 한다고 시는 밝혔다.

향인 C씨(울산 거주)도 비슷한 사례에 속한다. 그는 얼마 전 고향 친구로부터 C씨 소유의 땅 60m정도가 5m깊이로 파내졌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 구간은 현재 거제중앙로와 벽산 소렌스힐 신축현장을 잇는 도시계획도로 일부로 아파트 시공업체가 기존 도로를 확장하기 위해 도로와 인접한 C씨의 땅을 파냈던 것.

그러나 이 땅이 예정지엔 포함 돼 있으나 아직 보상을 받지 않아 엄연히 C씨 소유였기에 시공업체는 뒤늦게 C씨에게 사과하고 원상 복구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C씨는 파헤쳐진 땅을 차치하고, 애초 도시계획도로 선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설계도에는 도로가 일직선이 아닌 약간 굽은 형태로 계획돼 있는데 C씨의 주장에 따르면 특정인 소유의 나대지를 비껴가기 위해 거제시가 고의로 굴곡을 줬다는 것.

그로인해 C씨의 가족 묘지가 예정지에 포함돼버려 이장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성토했다.
그는 도로선형을 변경하는 진정서를 거제시에 수차례 제출했으나 시는 이미 정해졌기 때문에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담당자가 바뀌어 도로가 굽은 이유에 대해선 알 수 없다”면서 “특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또 “묘지에 대해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강제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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