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년 어촌체험마을 최우수 선정
다양한 어촌체험과 특산물로 유혹

▲ 이동문 이장이 튀어오른 대고등어를 낚아챘다.일반 고등어보다 크지만 아직 어린개체라고 한다.

2자가 넘는 고등어, 어른 팔뚝만한 전갱이가 잡힌다는 이동문(52 사진) 이장의 마을자랑이 과하다싶어 삼치가 아니냐며 손사래 쳤다.

이 이장은 기다란 테이블의 끝과 끝을 짚으며 쌍근마을 ‘대고등어’는 촌에서 잡히지만 촌에선 맛볼 수 없는 아주 귀한 생선이란다. 삼치는 비교할 게 못된다고 덧붙였다.

잡아들이자마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고급식당으로 직송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알기는 고사하고 횟집에서도 찾기 어렵다고. 오히려 인근 횟집 사장들이 수시로 쌍근마을을 찾아 어민들로부터 대고등어를 얻어먹을 정도란다. 고등어, 전갱이가 서민 생선이라 하지만 쌍근마을에서 잡혔다면 참치, 돔보다 귀한 대접을 받는다.

남부면 쌍근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이장 부인이 내어 온 회가 대고등어와 함께 이 마을 대표 특산물인 전갱이 회다. 흔하디흔한 전갱이지만 기자가 먹어 본 회 중에는 감히 최고라 말할 수 있는 맛이었다.

어떻게 썰었는지 뼈는 다 발라져 있었고, 소고기보다 붉은 살에서 뻗어 나오는 뱃살은 하얗다못해 은색으로 반짝였다.

이 이장은 “새끼전어 등 생먹이를 공급하고, 충분한 운동량을 유지하기 위해 먹이사슬을 조성한 양식방법이 대고등어와 전갱이의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먹어보란 말도 하기 전에 한 점을 입으로 날름 가져갔다. 비릿한 생선내음이 잠시 혀끝을 스치더니 이내 씹으면 씹을수록, 살점이 으깨지면 으깨질수록 고소하고 담백한 육즙이 배어나오면서 다음 젓가락질을 재촉했다.

“고등어든 전갱이든 성격이 급해 빨리 죽기 때문에 횟집에선 찾을 수가 없고, 이렇게 산지로 직접 찾아와야 살아있는 회를 맛볼 수 있지요”

방금 먹은 회도 어촌체험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을 위해 준비한 것이란다.

거제지역 어촌체험마을은 지난 2004년 남부면 도장포마을을 시작으로 현재 사등면 계도마을과 남부면 쌍근·다대마을, 장목면 이수도마을 등 5곳이 운영되고 있다.

쌍근마을은 후발주자임에도 투명한 경영과 평등한 수익분배가 돋보여 전국 평가에서 장려상(08년)과 최우수상(09년)을 수상했고, 2010과 지난해엔 계도마을과 다대마을이 연이어 최우수 마을로 선정돼 거제 관광문화의 질을 한층 끌어올렸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체험행사도 다양하다. 쌍근마을의 자랑인 멸치를 어민들과 함께 그물에서 털어볼 수 있고, 배타고 바다로 나가 통발을 걷기도 한다. 물때만 좋다면 낚시와 조개캐기에선 본전이상을 수확해 손수 요리해주기도 한다고.

단연 으뜸은 가두리 양식장에 먹이를 주는 일이다. 새끼전어들을 뿌리면 시커먼 바닷속에서 수백 마리의 고등어 떼가 빠르게 회전하며 떠오르는데 넘쳐나는 에너지에 위압감을 넘어 두려움마저 느껴지는 장관이 펼쳐진다.

이 날은 비와 안개가 마을을 뒤덮은 날씨였음에도 전국 각지에서 찾아든 관광객들로 체험마을 숙박시설이 북적거렸다. 전남 광양에서 온 직장인 팀은 통발을 걷어 저녁거리를 푸짐하게 챙겨갔는데 지난해에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찾았단다.

이들은 “신입사원들은 이색적인 체험에, 선배들은 정든 고향 같은 푸근함에 매년 쌍근마을을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부면 쌍근마을 이동문 이장 쌍근에서 온 편지 어머니의 가슴처럼 ‘ㄷ’자 형태로 바다를 품은 쌍근마을은 남부면 첫 관문인 탑포 사거리에서 남서쪽 해안선을 따라 1km거리에 자리한 자그마한 갯촌마을입니다. 예부터 기선권형망 등 멸치잡이 어장 등이 있었고, 쌀보다 멸치 먹고 자랐다고 할 만큼 멸치가 유명한 마을입니다. 지금은 기선권형망이 구조조정으로 자취를 감췄고, 어촌계에서 공동 생산하는 정치망으로 멸치어업을 계속하고 있는데 쌍근 마른 멸치는 기가 막힌 소금 배합으로 그 맛과 품질이 전국 최고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거제도 인기 특산품입니다. 또한 쌍근마을은 우리나라 최초로 방어 가두리 양식을 시도해 전량 일본수출을 하였던 곳입니다. 방어뿐만 아니라 감성돔, 돌돔, 황점볼락 등의 양식도 최초 개발된 곳이며, 우렁쉥이 양식, 채묘도 많은 주민들이 직접 운영·동참하여 제법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습니다. 마을부녀회원들이 직접 담그는 순수 멸치 액젓도 3년 이상 숙성을 하여 품질이 매우 우수합니다. 마을 가구수와 인구수는 비교적 적은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래도 연중 개인 및 가족 단위의 낚시인들이 많이 찾는 낚시 포인트 마을이며 물이 빠지면 고둥도 줍고 해삼, 성게도 직접 잡아 맛볼 수 있습니다. 바지락 캐기 체험을 비롯해 통발체험, 갓후리(지인망) 체험, 가두리 어장 사료주기 체험, 정치망체험 등 어촌 냄새 물씬 풍기는 다양한 체험들이 마을을 찾는 귀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왕조산 정상에서 내려 보면 정말 포근하고 아담한 마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저구를 잇는 1018시도해안선을 지나노라면 절경이 너무너무 아름다워 무지개 명품길이라고도 하며, 석양이 지는 서쪽 끝엔 불타는 태양이 바다깊이 숨는 광경이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고도 환상적이게 펼쳐집니다. 바닷물이 깨끗한 이 마을에 와서 멸치, 꼴뚜기 맛도 보시고, 각종 체험도 즐기시고, 아름다운 절경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다른 곳에선 구경조차 쉽지 않은 전갱이·고등어 회와 함께 소주한잔 걸치면서 살아있는 갯촌, 넉넉한 인심이 숨 쉬는, 바다가 좋고 바닷물이 깨끗한 쌍근 마을에 올 여름 많이들 오세요.

숙박 및 체험문의는 어촌체험마을 (http://www.seantour.org)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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