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개통 이후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사안 중 하나가 ‘거제~부산 시내버스 도입 논란’이다. 부산에선 ‘시내(좌석)버스’ 도입을 일관되게 제안해왔고, 경남도는 기존 시외버스 노선 축소 등을 우려해 거제시민의 편의는 안중 없이 방관만 하고 있다는 비판을 줄곧 받아왔다. 최근에는 거제발 시외버스의 부산 신평역 정차가 부산시 협의 없이 진행됐다는 이유로 재판에서 패소하는 촌극도 최근 빚어졌다.

관련법상 광역지자체끼리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거제시는 한 발 물러선 형국인데, 마냥 뒷짐만 지고 두고볼 사안인지 답답해하는 시민들이 적잖다. 부산행 버스를 타는 거제시민들에겐 ‘빠르고, 저렴한’ 시내(좌석)버스가 최적의 대중교통이기 때문이다.

간단한 셈을 해보자. 현재 장승포~부산 시외버스는 하루 30회, 고현~부산 시외버스는 하루 65회 운행중이다. 거제시 교통행정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거제시민 2100여명이 부산을 오간다. 일례로 장승포에서 신평역까지 요금은 6200원. 부산시가 최근 제안한 시내버스 요금은 거가대교 통행료를 포함해도 최소 3000원 이하다.

왕복을 해야하니 2100명에 2를 곱하고, 시외버스 요금과 시내버스 요금의 차액 3200원을 다시 곱하면 하루 1260만원, 한 달이면 3억7800만원, 1년이면 45억3600만원이란 액수가 나온다.
시외버스로 부산을 오가는 거제시민들의 주머니에서 한 해 수십억원의 기회비용이 증발하는 셈이 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언제까지 경남도와 부산시가 풀어야 할 문제로만 치부해야 할까. 당장 거제시민의 교통편의(시간+요금)와 직결되는데도 말이다.

관련법에 위배된다는 얘기도 부산시에선 또 입장이 다르다. 양산시 등 도내 다른 기초지자체와의 사례를 들며 해당 지자체와 곧바로 협의를 할 수 있다는 거다. 다른 지자체는 되는데 거제시는 왜 안된다는 것인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고 시민들은 갸우뚱해하고 있다.

문득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어록 중 한 마디가 떠오른다. ‘합법을 넘어 합목적적인 방향으로 공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적극적인, 합리적인 법 해석을 하란 언질일터다. 시민들도 이걸 바라고 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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