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경사·급커브 줄이려 2년 공사
곡선반경 줄었으나 경사 더 심해

언양고개도로(시도9호선) 선형개량공사가 마무리를 눈앞에 두고 공사 전보다 더 위험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공사 발주처인 거제시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등면과 둔덕면을 잇는 언양고개 정상부근의 이 구간은 공사 전 급경사인데다 'S'자 형태로 심하게 굽어져있어 차량통행 시 반대차선 차량과 충돌하거나 차로를 이탈하는 아찔한 상황이 자주 연출됐었다. 또 겨울에는 결빙으로 인해 차량통행이 통제되기도 했다.

이에 거제시는 2009년 이 구간에 대해 선형개량공사를 발주, 이듬해 2010년 1월부터 현재까지 2년여 기간에 걸쳐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사업계획은 당해 12월 마무리하는 것이었으나 자금압박을 못이긴 시공업체가 공사를 중단, 끝내 부도나면서 사업이 수개월 지연됐고, 연대보증을 섰던 업체가 공사를 이어받고 나서야 공사가 재개됐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이용객들은 오히려 더 위험해졌다고 말하고 있다. 'S'자의 곡선반경을 넓히기 위해 곡선을 깎고 도로를 산 안쪽으로 들이다 보니 되레 도로 경사율이 15%에서 17%로 높아져 화물차나 버스 등 수동 변속기 차량은 한 번에 올라가기 어렵고, 또 운전 미숙자의 경우 차량이 아래로 미끄러질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겨울철엔 결빙으로 인해 사고가 늘 것이라는 깊은 우려도 나타냈다.

일부에선 “기존 커브구간을 폐쇄하지 말고 도로를 넓혀 ‘반송재로(상동-지세포)’의 커브구간처럼 회전하는데 여유 공간으로 활용하는 게 맞지 않냐”면서 “지금의 기형적 설계의 배경에 토지소유주와 마찰이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타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종단구배(경사율)를 낮추기 위해 도로를 최대 1.5m까지 높였고, 현재의 17%도 산간지역 기준에 벗어나지 않는 수치”라며 “주민 요청에 따라 추가적으로 아랫부분을 40cm가량 더 높여 15%로 보완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기존 도로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선 “곡선반경 기준에 맞춰야한다”며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지 고려해보겠다”고 일축, 토지소유주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 공사는 이달 내에 마무리 포장 공사와 안전시설 설치공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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