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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개혁과 4년제 대학의 거제유치

고등교육이란 전문대학이상의 대학교육을 의미한다. 일년에 거제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수는 2천3,4백명에 이른다. 이들 중 거제에 하나밖에 없는 대학, 거제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수는 3백5십명 정도다. 고교 졸업 후 취업하는 학생들을 포함하여 바로 대학에 가지 않는 학생수는 전국평균으로 열명에 두명(방송통신대학과 사이버 대학을 포함하면 약1명)도 채 안된다. 같은 비율로 취업하는 학생수를 제외하면 나머지의 대부분인 1천5백명 정도가 매년 대학교육을 위해 거제를 떠나 타지(他地)로 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제 올해의 대학입시도 거의 끝나가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많은 지방대학들이 전문대와 4년제 대학을 불문하고 신입생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제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 거제시에서는 진주산업대와 관학(官學)협정을 맺고, 원예과 신입생 30명과 회계정보과 편입과정 30명을 4년제 정규학사학위과정으로 모집하여 시(市)지역에서 개강할 모양이다. 원예과는 거제대학에 전혀 없는 전공학과이고, 거제대학에 유사학과가 있는 회계정보과는 전문대를 졸업한 학생들이 입학할 수 있는 편입과정으로 모집하는 듯하다. 시민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측면이 크겠지만 거제대학을 한껏 배려한 느낌도 든다.

그러나 시(市)는 앞으로 시민의 여론을 수렴해서 조선(造船)관련 학과와 아동복지관련 학과 등을 점차 확대하여 유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이미 벌어진 일이라 되돌리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이와 같은 시(市)의 조치는 실제로 거제대학에 대한 배려로만 끝나지 않고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 시킬 우려가 있어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거제시민의 고등교육에 대한 요구를 간단히 요약하면 두 가지로 집약된다. 하나는 4년제 대학을 거제 내에 유치하여 정규학사는 물론 석,박사과정까지 이수(履修)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교육받기를 원하는 시민들이 가능하면 주위 도시로 시간 들여 나가지 않고 이곳 거제에서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받거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하는 일이다. 예를 들면, 많든 적든 거제시민들은 문학, 미술, 음악은 물론, 미용, 조리, 유아/아동교육 등, 현재 거제대가 제공하고 있지 못하는 지식/교양교육에서 직업/직능교육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를 이곳 거제에서 교육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므로 이 두가지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거제도 내에 최소한 한개 이상의 4년제 종합대학교를 설립하여야 한다. 그리고 일부 시민은 전문대학 역시 계속 유지되는 것을 희망할 것이고 요구 자체도 다양화 될 것이기 때문에 거제대학은 수요에 맞춰 전공학과를 수(數)개 또는 수십(數十)개 더 늘려가야 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와 같은 요구는 좀 과장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현재의 우리나라 교육 현실과 교육부 교육정책에 많은 상반성(相反性)을 갖는다. 첫째, 우리가 현재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교육을 파행(跛行)으로 몰고 가는 일부 원인은 대학이 너무 늘어 대학입학정원이 고교졸업생수를 수만명 초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모든 대학에 강력한 구조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대학개혁 정책은 최소한 2009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대학구조개혁이란 곧 대학의 통폐합을 포함하여 정원감축을 의미한다.

둘째는 대학의 특성화 정책이다. 그 동안 대학들은 학생수 증원의 수단으로 전공학과를 증설하여 백화점식으로 종합화(化)하여 왔다. 결국 대부분의 대학이 특성이 없는 일반 종합대학으로 똑 같은 얼굴을 갖게 된 것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대학의 특성화를 위해 지원금을 무기로 「선택과 집중」이라는 칼을 휘두르고 있다. 다시 말해 특성화 시키지 못하는 대학에는 정부지원금을 끊어 학생들이 줄면 자멸하게 하는 것이다. 앞으로 87개 정도의 대학이 폐교될 것이라는 전망이 보도된 것도 이와 맥락(脈絡)을 같이 한다.

사실 여부를 확인한 바는 없지만 현 시장(市長)의 선거공약에 4년제 대학의 거제 유치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 그에 대한 실천이 시장의 부담으로 남아 있는 것도 이해는 된다. 공약실천 차원에서 이번 거제시의 진주산업대학교 2개과정의 거제 유치는 거제시민의 교육열에 부응(副應)하는 일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정부정책에는 위배되는 일이며 그 효과도 그리 크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학생을 거제시민으로써 거제시 소재 산업체에 1년6개월 이상 근무하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삼은 것은 산업체 위탁과정으로 학생을 모집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학들이 규정에 저촉되게 편법으로 산업체위탁생을 모집하는 관례를 지자체에서도 답습하는 것이다. 즉, 산업체와 계약이 아닌 학교 캠퍼스이외의 지역에서 학생을 모집하여 개강하는 것은 합법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거제인의 장기적인 고등교육을 다양한 측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그렇게 쉽게 처리될 문제가 아니다. 우리 거제대학에서는 발전계획을 논의할 때마다 언제나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으려는 논쟁이 분분(紛紛)하다. 그러나 뾰족한 묘수를 찾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거제시(市)와 거제대학 그리고 거제시민의 중지(衆志)를 모두 모으는 좀더 다각적인 연구와 검토가 요구되는 사항이라 하겠다.
최 덕규/거제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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