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내리면 법적기준 벗어나"
거제시 "공사 계속, 더 지켜볼 터"

이날 설명회는 지난달 주민들이 경남도에 ‘사전환경성검토 협의 관련 감사’를 요청, 이에 경남도는 시 감사법무담당관에 감사를 일임해 주민들과 시공사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마련됐다.

주민들이 경남도에 제출한 감사요청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말께 거제 사곡1지구 제2종지구단위계획(영진자이온 아파트 건설사업)이 허가나기 전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라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사전환경성검토를 협의한 바 환경적 문제가 발견돼 저감방안이 제시됐었다.

그러나 시공사는 이를 이행하지 않고 높이 15m가량의 초대형 옹벽을 설치해 마을과 주변 경관, 그리고 주민들의 조망권을 크게 훼손하고 있어 협의서 이행 여부를 감사해 달라는 것이다.

‘초록빛깔 사람들’ 조순만 대표가 주민들과 자리를 함께해 입장을 대변했다. 조 대표는 “옹벽으로 인해 주민들의 조망권, 일조권, 사유재산권 등 생존권이 파괴되고 있는데 어떻게 사업 허가가 났는지 설명해달라”며 “철저하게 조사해 부실한 점이 발견된다면 당장이라도 공사를 중지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조 대표에 이어 주민들도 ‘옹벽을 5m이상 낮출 것’과 ‘옹벽앞 차폐수림에 소나무를 심을 것’을 요구했다.

특히 주민 A씨는 “시공사가 주민의견을 반영해 높이를 설계했다고 하지만 전혀 설명회가 없었다”며 “오히려 옹벽공사가 시작될 때 무슨공사냐고 물으니 작업인부가 옹벽인데 높이가 높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속인적도 있다”고 분개했다.

다른 주민들도 5m낮추는 것은 지난해 10월 말께 시공사측 김경도 사장이 주민들에게 직접 한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 옹벽앞 절·성토 사면에 차폐수림을 조성키 위해 편백나무를 심고 있는데 편백나무는 지저분하고 관리도 인근 주민들이 해야 하니 원래 있던 소나무를 식재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사업허가조건에서 부지 내 소나무들을 베어내지 않고 주변지역에 식재해 최대한 보전한다고 했으나 전혀 이행되고 있지 않는 점도 지적됐다.

이에 대해 시공사측은 “법 기준 내에서 환경훼손을 최대한 저감하려 했다”며 “옹벽을 5m 낮출 경우 법이 허용하는 경사도를 넘게 돼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소나무 식재에 대해서는 “소나무 심을 자리가 없으며, 심어도 뿌리내리지 못하고 재선충으로 인한 훼손 때문에 이행하기 어렵다”면서 “옹벽 앞 식수에 대해서는 상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거제시는 시공사 측에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공사해줄 것을 요구했고 옹벽에 대해서는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정리했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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