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6월은 거제의 대표적인 정체성과 역사성을 나타내는 축제가 펼쳐지는 달이다. 그 대표적인 축제로 매년 6월 이순신 장군의 옥포대첩을 기념하기 위한 옥포대첩기념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그 어느 해보다도 의미 깊은 6월이다. 바로 옥포대첩기념제전 50주년이 되는 해로서 예년의 다양한 축제와 더불어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는 창작뮤지컬 이순신을 축제일에 맞춰 무대에 올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뮤지컬 이순신’은 전쟁 속에서 인간이 극한의 광기에 휩싸이는 한편의 서사극으로 전쟁에서 인간은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더욱 불태우며 축제를 열고 내일을 이야기한다는 내용이다.

‘뮤지컬 이순신’은 2008 년부터 경상남도와 연희단거리패가 남해안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컨텐츠 제작을 목표로 2010 년 최종 완성되었다.
이 작품은 국내 창작뮤지컬의 한계를 극복하고 스펙터클한 극의 구성에 따른 거북선과 판옥선이 오가는 대형무대, 그리고 국악과 양악의 만남으로 한국 뮤지컬의 새로운 지평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코러스가 주인공을 둘러싼 병풍 같은 장식적 역할임에 반해 ‘뮤지컬 이순신’의 코러스는 작품 속에서 어느 순간 이순신보다 더 부각되는 전쟁의 용사들로 전란을 극복하는 기충 민중으로써의 존재를 관객에게 각인시킨다.

안무가 김윤규와 연희단거리패 앙상블이 실전에 가까운 안무적 움직임으로 완성해낸 ‘한산대첩’ 등 해전 장면은 한편의 전쟁영화를 보는 듯 한 장쾌한 긴장감을 관객에게 전해줄 예정이다. 무대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거북선을 비롯한 실제 크기의 배3척은 무대기계시스템에 의해서가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적 움직임에 의해 이동한다. 극이 무르익어 갈 무렵 이순신의 테마곡 “나를 태워라‘를 따라 부르는 관객이 한두 명이 아니니 이 또한 극의 스토리와 노래 또한 성공한 셈이다.

출연진의 면면을 살펴보면 연출가 이윤택과 배우 민영기, 작곡 강상구 삼각편대최고의 국악작곡가 원일, 그리고 2007년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한 김윤규 안무 등 동시대의 젊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여기에 연희단 거리패의 대표배우 김소희(이순신의 처), 이승헌(도요토미 히데요시)이 특별 출연한다. 아름다운 가창력의 소유자인 신예 이광용과 화술과 몸의 움직임에서 환상의 앙상블을 보여주면서 2008년 한국연극대상, 동아연극상을 석권한 연희단거리패 앙상블 등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그중 특히 이순신 역을 맡은 민영기씨의 가창력과 카리스마가 단연 돋보이는 공연이다. 단조의 국악과 장조의 양악을 섞어 비장미와 장중함을 강조한 고난도의 노래들은 따라 부르기 조차 쉽지않지만 무대 위 이순신의 민영기는 그 어려운 곡들을 기막히게 소화해 낸다.

‘뮤지컬 이순신’은 단순히 영웅 이순신이나 인간 이순신을 담고 있지 않다. 그 안에는 전쟁의 고통, 삶, 자유, 인간, 생명의 노래가 흐른다. 화려한 쇼로 치장한 것이 아니라 연극성으로 풀어간 덕분에 다른 뮤지컬에서 맛볼 수 없었던 우리만의 정서를 파고든다.
이순신은 ‘이치에 닿지 않는 것은 행하지 않는다’ 는 조선 지식인의 사회윤리를 실천한 선비였다. 전쟁은 삶의 정당성을 되찾기 위한 세상과의 싸움이며,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 현실과 이상, 공포와 삶의 환희 사이에서 점점 미쳐가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순신은 가족에 대한 책무를 지켜내려 한 아비였고, 남편이었고 아들이었다.

21세기 부권 상실의 시대에 등장하는 이순신은 우리가 잊고 살았던 한국의 아버지, 전란 속에서도 가족과 이웃 공동체의 삶을 위하여 처절한 자기희생과 저항으로 혼돈된 세상을 견뎌내야 했던 조선 아비들의 자화상이다.
이순신 장군의 첫 승전지이기도 한 옥포에서 펼쳐질 옥포대첩50주년 제전을 축하 하는 ‘뮤지컬 이순신’은 축제일에 맞춰 6월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서 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무대에 장대한 충무정신이 예술로 승화되어 더욱 빛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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