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여럿 가운데도 원하는 것을 뽑아내는 것을 말하며, 문제(問題)를 해결(解決)하기 위(爲)한 몇 가지 수단(手段)을 의식(意識)하고, 그 어느 것을 골라내는 작용(作用)도 선택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인간은 어쩌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고 있거나, 아니면 타인의 선택에 의하여 자신이 그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자신이 그 일을 선택 할 때는 그 일의 상황이나, 시대적 현상이나, 자기가 처해 있는 여러 가지 사정을 심사숙고하게 된다. 밤을 새워가며 주변의 조언과 이미 그 길을 선택했던 결과를 되새겨 보면서 최선의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그런데 최선의 방법은 아닐지언정 그 길을 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주변 환경이나, 아니면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위하여 원하지 않아도 그 길을, 그 방법을, 그 사람을 택해야만 하는 선택의 길도 있다.

선택의 과정에서 이렇게 심사숙고하고, 고민하고, 깊게 넓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선택엔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건을 구입할 때는 그 물건의 가치와 쓰임새와 그기에 걸 맞는 금액을 대충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심사숙고하여 구입한 물건은 그 몫을 다하게 되며, 사용할 때마다 그 물건을 정말 잘 샀다고 혼자만의 기쁨을 맛보게 된다.

또한 직장을 택할 때는 내 적성과 앞으로의 전망과, 그 일에 대한 가치를 여러분야로 생각하며 길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결정한 직장에서는 힘들고 어려운 일도 거뜬하게 넘길 수 있으며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한 가지 한 가지 이루어낼 때마다 희열을 느끼는 행복한 마음으로 근무할 수 있으며, 직장에 대한 애착심 또한 대단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선택의 경우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척도가 정확해야하며, 그 판단으로 인해 누군가 억울함을 당하는 일이 없어야하고, 누가 들어도 현명하고 바른 길임을 인정할 수 있는 지혜로움이 동반되어야 한다. 오직 했으면 왕의 자리에 오른 솔로몬이 자신이 왕이 된 후에 올린 기도 중에서 지혜를 달라는 기도를 제일 먼저 했을까?

그런 다양한 종류의 선택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신중한 선택이 바로 사람을 선택하는 일인 것 같다. 사람을 선택하는 일이정말 많겠지만 그 중에서 나라를 책임질 정치가를 선택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선택에 대한 성인들의 말을 빌리면 톨스토이의 명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믿고 따르는 가치관과 종교를 믿도록 강요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기가 결정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을 맹목적으로 믿고 그들에게 선택을 맡기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결정을 한 전자나 후자나 똑 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했다.

또한 논어에는 즉흥적인 생각으로 하는 행동에는 과오가 많다고 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생각만 하면 실행력이 둔해지기에 두 번 생각해서 옳다고 판단되면 행동해 봄직도 하다는 말을 남기고 있다.

톨스토이의 명언을 살펴보면 그 선택을 심사숙고하여 자신이 결정하였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논의에 의하여 결정된 선택을 추종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선택은 모두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했다. 또한 논어에 나와 있는 명언을 살펴보면 즉흥적인 판단으로 선택을 하면 과오가 많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옳다고 하는 일에 대하여 너무 오랜 동안 생각하면 실천력이 둔해진다고 말하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올바른 선택이란 말인가? 그만큼 선택이라는 것이 힘들고 어려우며 책임이 따른다는 뜻이다.

요즈음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내가 택한 선택에 따라 우리 지역의 정치가, 우리나라의 정치가 어떤 길을 가게 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총선’의 선택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약속한 사항들이 다 지켜졌다면 지금 국민들이 경제고에 시달리지 않고 안정된 사회에서 풍요로운 생활을 구가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선거기간 동안 내품는 거창한 공약이 다 지켜졌다면 우리가 선택한 사람에 대한 실망은 없었을 것이다.

정치권이 이렇게 된 데에는 정치권 못지않게 유권자들의 뒤떨어진 정치의식도 한 몫을 하였을 것이다. 4년 혹은 5년 만에 한 번 오는 단 한 번의 권리행사로 정치권을 바꿔보자고 단단히 벼르고 있지만 실지로 선거 때가 되면 학연과 지역감정에 휩쓸려 대표 ‘선택’에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정치가 개혁되려면 올바른 선거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치인들은 선거용 약속이 아닌 자기 능력과 노력으로 꼭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고, 유권자는 학연이나 지연 등에 얽매이지 않고 인물됨을 정확히 판단해 진실 되고 일 잘하는 인물을 ‘선택’하는 일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정치인이나 국민들이 옳다고 생각한 대로 행동하지 않아 그 후유증이 국민의 몫으로 돌아와 역사 앞에 부끄러운 모습으로 비쳐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는 성숙한 모습을 이번 총선에서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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