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 양대조선 협력사 직원 상당수가 둥지를 못 찾고 있다. 주거공간이 열악하다는 얘기다.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이 최근 밝힌 내용은 어림짐작으로 회자되던 타지 출신 거제지역 조선협력사 근로자들의 주거실태를 확연히 보여줬다. 적잖은 인원이 ‘숙박업소’를 전전하고 있다는 거다.

그것도 양대조선 중 한 조선사의 협력사 근로자들만을 계량화한 수치다. 양대조선 모두를 조사해낸다면 그 수치는 ‘위험수위’로 훌쩍 뛸 게 자명해 보인다. 조선협력사들이 타지 출신 직원들의 숙소 마련을 위해 기숙사 형태의 원룸 또는 아파트를 임차하기도 하지만 턱 없이 부족하다.

그도 그럴것이 양대조선 자체인원(직영)을 소화하기도 벅차 보이니 말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최근에야 장평동 2택지지구 일원의 기숙사건립공사를 본격화한 상태다. 타지 출신 협력사 근로자들의 처우는 밀려나기 일쑤인 셈이다.

사정이 이렇게된데는 거품이 낄대로 낀 ‘거제 집값’이 주요인이다. 주택공급률은 100%를 넘어선지 오랜데도 집값은 내려올 기미가 안보인다. 타지 출신 근로자들에게 거제에서의 주거는 ‘언감생심’이나 다름 없다.

더 큰 문제는 거제시가 이들에 대한 실태파악조차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선산업도시를 떠받치는 이들의 역할을 생각한다면 거제시는 그동안 뒷짐이나 지고 앉았다는 얘기가 된다.

인구 추계를 위한 ‘전입 독려’이전에 타지 출신 근로자들의 주거 실태부터 파악하는 게 우선이 아닐까. 기본생활을 영위하기도 힘든 판에 전입 요구부터 들이미는 건 몰염치한 처사라고 받아들이지 않을까?
통영에서 들려온 또 하나의 소식은 거제와 비할바 아니지만 비슷한 우려를 들게 한다. 중형조선사로 자리잡았던 ‘삼호조선’의 최종부도와 청산절차로 인근 원룸촌과 상가 일대는 ‘초상집’을 방불케 한단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진 일에 삼호조선 직원들은 설움을 안고 통영을 떠나고 있다.

거제는 비교적 탄탄한 대기업들이 버티고 있으니 통영과는 다르겠다. 그러나 숙박업소를 전전하는 근로자들의 설움도, 차이는 있을지언정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거제가 결코 ‘살기 좋은 도시’는 아닐거라고 말이다.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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