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이하 공사)가 닻을 올렸다. 해체된 거제시시설관리공단이 맡았던 업무를 대신하는 건 물론 좀 더 공격적인 경영으로 수익까지 내야하는 새로운 조직이다. 임진년 새해를 맞아 첫 항해에 나선 공사를 이끌 선장은 설평국(61) 사장. 지난 2일 취임 후 지역 언론사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그를 만났다.

“공사에 대한 기대감과 관심을 피부로 느낍니다. 거제가 고향은 아니지만 바깥에서 보고 배운 경험들을 공사에 고스란히 쏟아 부어서 최고의 공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작정입니다”

부담스러울 법도 한 공사의 경영목표를 밝히는 사장의 첫마디 치곤 꽤나 다부졌다. ‘거제 미래가치 창조’를 기치로 내 건 그는 지자체 최고 공기업 달성을 위해 열심히 뛰겠단 각오다. 지역에서 창출되는 부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시민들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에도 공사가 힘을 보탤 거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기업(현대건설) 임원 출신인 설 사장의 경영방침은 ‘신뢰, 조화, 현장 우선’ 등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이 가운데 신뢰를 맨 앞에 둔 건 우려와 기대 속에 출범한 공사인 만큼 투명하고,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무엇보다 시민들로부터 믿음을 얻는 게 우선이란 판단에서다.

기존 공단이 공공성에 초점을 맞춘 조직이라면 공사는 수익성도 함께 따져야 하는 복합적인 형태다. 그는 “창조적이고 효율적인 아이디어를 짜내 수익성에 주안점을 두는 한편 공공의 가치 또한 조화를 이루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과 공익성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현장 위주의 경영을 펴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보고 후 현장 파악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는데 현장에 나가 직접 확인하고, 현실적 대안을 그 자리에서 마련해야 한다는 게 설 사장의 생각. 그래야 일처리 과정에서 불필요한 손실이 발생하지 않고, 보다 속도감 있는 업무 진행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잘잘못에 대한 검증 차원에서 매년 연말에 경영평가를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세부방침을 만들어 각 부서 운영책임제를 도입할 생각입니다. 일을 진행하는 각 부서 역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거죠. 최고의 효율과 그 효율이 유지되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설 사장은 강원, 전남도 등 공사 업무에 있어 앞선 지자체들은 과감히 벤치마킹해 장·단점을 분석한 뒤 거제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는 입장. 경영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예산절감과 관련해서는 “때론 ‘아웃소싱’(외부 위탁)도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절약된 예산과 인력은 TF팀 구성 등 다른 곳에 투입해 경영효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사의 수익창출에 대해서도 나름의 복안을 내놨다. 당장 수익을 내기 위한 방안으로 기반시설공사와 주택공급 사업을 꼽은 그는 “거제는 산이 많아 쓸 만한 땅이 부족한데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이뤄지는 산지개발과 바다매립을 통한 부지조성은 훨씬 싼 값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나와 지난 1977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2009년 토목사업본부장으로 퇴임한 설 사장은 평택화력발전소, 삼랑진 양수공사, 성수대교 확장공사, 말레이시아 케냐르댐, 아랍 에미리트 알아인 공항 건설 등 현대건설이 맡은 주요 공사에 참여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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