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쾌식, 쾌면, 쾌변’을 건강의 지름길로 꼽아 왔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배설하는 것이 건강의 세 가지 비결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잠 때문에 괴로워하는 분들을 주변에서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한밤중에 잠이 깨서 날 밝을 때까지 계속 누워 있어야 하는 것이 고역이라고 하소연하시는 어르신들이 많다. 이제 곧 1년 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이다. 그래서 오늘은 ‘3쾌’ 중에서 수면 문제를 짚어 보기로 한다.

적정한 수면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에 신체는 낮에 소모되고 손상된 부분을 회복시키고, 뇌에서는 불필요한 기억들을 버리고 필요한 부분은 기억으로 저장한다. 성장기 아이들의 경우는 충분한 성장 발달이 되기 위해서 충분한 수면이 필수적이다. 연령대별 수면시간을 보면, 신생아는 16~20시간, 소아는 10~12시간, 10세경에서는 9~10시간이며,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수면시간이 줄어들어 장노년기에 접어들면서 6~7시간에 이른다.

불면증의 뜻

살아가다 보면 누구든지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수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수면이 모자라는 것과 수면이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숫자로 따지자면 수면이 모자라는 경우, 즉 불면증이 훨씬 더 많은 편이다. 불면증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전혀 잠을 자지 못한다는 것이 되지만, 수면 시간이 평균에 비해 적다, 잠이 얕다 등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수면이 모자라는 상태를 일반적으로 불면증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잠들기 어렵거나 잠이 들었다가도 곧 깨어 잠이 오지 않으며, 드물지만 한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는 등의 증상도 포함된다. 또한 실제로는 불면이 아닌데 불면으로 생각하는 신경증으로서의 불면증도 있다.
그런데 수면에는 개인차가 커서, 이를테면 4시간 밖에 자지 않았어도 스스로 수면이 모자라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낮에 제대로 일하는 사람도 흔하게 있다. 이런 경우 수면시간이 평균보다 적다고 해서 불면증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보통 사람이 평균 8시간 쯤 잠을 자고, 6~9시간이 정상적인 범위라고 하지만, ‘몇 시간 이하로 잠을 잘 경우 불면증이다’라고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불면의 원인

잠자리가 바뀌면 잠자지 못한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너무 피로하면 오히려 눈이 말똥말똥해져서 잠을 못 잔다는 사람도 있다. 이렇듯 잠이 오지 않는 원인은 다양하다. 소음, 온도 변화, 밝기의 변화 등 환경의 변화나 몸의 병으로 인해 잠이 오지 않는 경우도 있고, 신경질적인 사람이나, 여러 가지 걱정거리가 있거나 스트레스가 쌓여 신경증이 온 경우, 우울증에 걸린 경우 등과 같이 정신적인 측면도 관계된다. 그 외에도 약제의 금단현상 때문에 불면이 생길 수 있고, 노년의 경우 수면 각성주기가 어린 아이와 비슷하게 바뀌는 사람이 많아서 불면이 흔해지게 된다.
한방에서는 ①생각이 많고 육체적 피로가 심한 경우 ②체액 or 혈액이 부족한 경우 ③선천적으로 허약하거나 신허로 인해 기운의 소통이 잘 안되는 경우 ④음기가 부족해서 상대적으로 화(火)가 왕성해지는 경우 ⑤심기와 담기가 약해 불안해하고 겁이 많은 경우 ⑥위장의 기운이 소통되지 않는 경우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즐거운 수면을 위해서

장기간 계속되는 불면은 몸에 매우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 불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적절한 상담과 진찰이 필수이다. 위에서 나열한 여러 원인들 중에서 문제 되는 부분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수면의 환경을 다듬거나 규칙적인 수면의 습관을 붙이는 등의 대책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다. 수면위생에 관해 고려해야 할 대표적인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①밤마다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난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②낮 시간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다. 햇빛이 비치는 시간대, 오전10시 이후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는 너무 격렬한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 자체가 자극이 되어 잠들기 힘들어 지기 때문이다.
③오후에는 커피나 홍차, 녹차, 핫초코, 콜라 등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를 피한다.
④낮잠을 자지 않는다. 낮잠을 자게 되면 야간에 잠들게 되는 경향은 그 만큼 줄어들게 된다.
⑤저녁에 과식을 하지 않는다.

그 외에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대추차나 따뜻한 우유를 마시라든지, 가볍게 체조를 한다, 잠자리에 들어서 수를 센다, 음악을 듣는다, 까다로운 책을 읽는다 등 여러 방법들이 주장되기도 한다. 이런 것들 중에서 어느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냐 하는 것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여러 모로 시험해서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하게 시행되는 치료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1주일 이상 불면이 지속된다면 근처 한방 의료기관을 방문해서 원인을 확인하고, 침 뜸 부항이나 한약치료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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