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및 근현대사 유물 30만점 소장, 시민들에게 선보일 날 기다려

남부면 갈곶의 끝자락에는 대한민국 최고 관광명소인 해금강이 장관을 이루고 북으로는 바람의 언덕, 남으로는 신선대가 가을휴양객을 유혹하고 있다. 그야말로 온 천지가 관광명소인 특별한 지역이다. 이 중심에 해금강테마박물관(관장 유천업)이 있다.

해금강테마박물관은 2005년 개관해 이듬해 2월 한국사립박물관협회에 등록을 마쳤다. 이로써 1991년 거제문화재단이 세운 거제박물관에 이어 거제지역 두 번째 사립박물관이 탄생한 것이다.

박물관은 13개 전시실과 기획전시관, 유경갤러리, 학예연구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한국근현대사 생활자료 및 유럽장식미술품, 해양자료 5만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유천업 관장은 전국각지를 돌아다니며 추억을 수집해 대한민국 근·현대를 박물관 1층에 그대로 옮겨놓았다. 농업기반의 시골집에서부터 학교교실과 상회, 세탁소, 미용실, 만화방, 전파사, 전당포 등 당시의 거리와 풍경을 재현해놨으며 각 상가에는 관련 도구들이 고스란히 제자리를 찾아 놓여 있다.

해금강테마박물관의 매력은 관람객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다. 으레 박물관이란 곳은 유리벽에 전시품을 가둬두고 먼 곳에서 구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심지어 사진촬영조차 통제하기도 한다. 그러나 해금강테마박물관은 국내유일의 테마형 체험학습박물관으로 관람객이 전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이발소 의자에 앉아 고철 바리캉으로 일행의 머리를 깎는 시늉을 하며 카메라에 담고 남녀커플은 오래된 다방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척하기도 한다. 만화방에 앉아 누렇게 색 바랜 만화책장을 넘기며 추억, 혹은 아버지 시대를 상상한다.

1층 복도 끝에는 해양유물을 테마로 기획전시관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선박의 조타수, 해도 심지어 선원들의 식기까지 모조리 수집해 감탄을 자아냈다. 공간이 협소해 타이타닉호 실제 식당메뉴판과 60년대 한일어업협정 자료 등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큰 자료들을 전시하지 못해 아쉬움을 사고 있다.

2층은 1층과 달리 해외 골동품이 전시돼 있다. 유 관장이 호텔지배인 때부터 모은 범선모형을 비롯해 중세유럽 기사들의 갑옷과 무기, 프랑스 도자기인형과 이태리베네치아가면, 밀랍인형 등이 전시돼 있다.

2층 복도 끝에는 원래 유경갤러리관이 자리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체험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해금강테마박물관은 개관이후 매년 세계모형범선전시회, 한국역사 100년사 추억의 포스터, 세계해양특별전 등 테마를 정해 ‘찾아가는 박물관’ 및 ‘현장 체험학습’ 등 지역밀착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어느 해보다 올해 활약이 돋보였다. 올 초 2월 2종에서 1종 전문박물관으로 변경등록하면서 6월에는 경상남도교육청과 ‘창의적 체험활동 교류협약식’을 체결했으며 7월엔 거제교육지원청과 교육기부협약 MOU를 체결했다. 거제종합사회복지관과 자매결연을 맺어 기념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유 관장은 “해금강테마박물관은 큐레이터(학예사)와 에듀케이터(교육사), 도슨트(전시해설사), 청소년을 지도하기 위한 청소년 지도사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박물관으로 전시와 유물의 설명과 안내 등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최상의 만족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박물관”이라고 정의했다.

미니인터뷰 해금강테마박물관 유은지 신임 학예실장 유은지 학예실장은 올 00월 해금강테마박물관 학예실장으로 부임했다. 국립부경대학교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민속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녀는 2005~2006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실무경력을 쌓았으며 2009년 학예사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어 및 한국학을 가르쳐 주카자흐스탄특명전권대사로부터 감사장과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 공로패를 수상하는 등 능력과 경력을 인정받았다. 유은지 학예실장은 앞으로 박물관 운영계획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재 박물관에 전시된 5만여개의 유물은 전체 소장품의 1/6밖에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장소입니다. 현재의 박물관에는 30만 소장품을 전시할 수 없어 개관이후 여러 차례 ‘찾아가는 박물관’ 등을 운영해 시민 곁을 찾고 있지만 인력과 비용 등 큰 부담이 됩니다. 앞으로 시와 사회단체 등과 연계해 시민들에게 30만 소장품을 모두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