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사진동호회 '거제사진이야기'

△'거제사진이야기' 출사(출장 촬영) 단체 사진. 현재 약 5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번개출사로 회원간 화합을 다지고 있다.

46명의 순수 아마추어들이 펼쳐낸 79점의 사진작품들이 보는 이의 발걸음을 한동안 멈추게 했다.
아침해가 붉게 타오르는 해금강, 분홍빛 진달래가 만개한 대금산과 산방산, 거가대교를 덮친 거대한 바다안개 등 거제에서만 담을 수 있는 특별한 사진들, 바로 제6회 거제섬꽃축제에 전시된 ‘거제사진이야기(카페지기 김동규/ 이하 거사야) 동호회 회원들의 작품이다.

지난 28일 개최해 3일 만에 4만5000여명의 방문객을 기록한 거제섬꽃축제. 전국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은 연신 감탄을 쏟아냈으며 급기야 거액의 예산을 들인 타지역 꽃축제보다 훨씬 낫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렇듯 올해 섬꽃축제가 호평을 받는 데에는 해마다 늘어나는 방문객에 힘입어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마련한 이유도 있다.

축제 주인공인 가을꽃만 해도 지난해 30억에서 올해는 50억 송이 가까이 피었고 축제의 메인이 부실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거제현 관아 기성관을 25m의 대형 토피어리로 재현해냈다. 또 시민공모로 60여개 시민단체와 문화예술단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역 음식과 특산물, 전통 공예와 공연, 전시 등 수준 높은 기량을 선보였다.

거사야는 거제지역 아마추어 사진작가들로 구성된 향토 동호회로 5년 전 동명동호회로부터 분리돼 지금까지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프로사진작가에서부터 이제 막 카메라에 재미를 붙인 초보까지 500여명의 회원들이 가입해 있다.

△지난 27일 축제 하루전, 거사야 회원들이 축제 준비에 한창이다.

거사야는 이번 축제에서 거제의 천혜비경과 숨은 명소, 거제사람의 소소한 일상 등을 카메라에 담아내 외부방문객들에게는 거제를 소개하고 지역민들에게는 애향심을 고취시켜 좋은 반응을 얻어냈다.

단연 거제풍경을 담은 사진들이 관람객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붉게 타오르는 해금강 일출은 이미 전국최고의 명품출사지로 이름나 있다. 새벽안개에 가려진 조선소와 수선화 가득한 공곶이, 매직아워(일몰 직전)의 거가대교 등 거제의 다양한 모습을 인간의 눈높이에 걸어 놨다. 거사야 사진전시관은 거제 최고의 경치들로 짜인 팸플릿, 그 자체였다.

풍경만 주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리따운 여성을 모델삼기도 하고 사랑스런 가족을 감동스럽게 담아내기도 했다. 사진을 이용한 신개념 예술은 설명 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진헌 회원의 ‘삶의 현장’은 장승포항과 몽돌해변의 이미지를 합성해 푸른색과 붉은 색으로 재구성한 디지털 아트 작품이다.

진행요원의 사진설명이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거사야 회원들은 축제기간에 2~4인 씩 팀을 이뤄 매일 교대로 진행요원을 맡았다. 진행요원들은 79점의 사진들이 어디에서, 어떤 기법과 의도로 촬영됐는지 상세히 설명했다.

기자가 전시관을 찾은 날에는 김유섭 회원과 반정규 회원이 행사 진행을 맡고 있었다. 마침 반정규 회원의 백두산천지 작품을 보고 한 관람객이 “백두산 천지를 여러 번 가봤는데 이렇게 까지 날씨가 좋은 날은 없었다. 이 순간을 위해 기다린 시간이 분명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감탄했다. 반 회원은 “백두산의 날씨는 아침, 저녁 날씨가 다를 정도로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이 순간을 담기 위해 일주일을 백두산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설명했다.

김유섭 회원의 대소병대도는 거제의 비경을 알리는데 한몫했다. 망망대해에 신비롭게 떠 있는 원시자연의 섬과 그 옆을 지나는 한척의 배가 사람과 섬의 조화를 잘 표현했다는 평가다.

조순철 회원의 ‘쓰나미’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쓰나미는 이른 새벽 거대한 해무가 거가대교를 덮치고 있는 장관을 포착한 작품으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속으로 고깃배들이 모습을 감추고 있어 그 신비로움을 더했다. 조 회원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일 년에 한두 번 있을까한 매우 드문 현상으로 새벽 3시에 거가대교로 향한 것이 50회는 넘는다고 한다.

관람객들은 카메라가 담아낸 장관에 놀라고 작가의 노력에 다시 한 번 놀란다.
이밖에도 각 사진의 촬영장소와 기법을 소개하면서 관람객과 정보를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 됐다.

김동규 카페지기는 “우리 동호회를 높이 평가해주신 지역시민들과 단체들이 적지 않은 비용을 후원해줘 가슴깊이 감사드린다”며 “우리 회원들이 땀과 노력, 그리고 금전적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전시회를 여는 것은 자기만족도 있지만 크게는 거제시민들과 외부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거제를 소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거제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단순한 취미활동을 넘어 거제도를 전국에, 세계에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활동으로 지자체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전시회 작품들은 거제사진이야기( http://cafe.daum.net/geojephotos/) 전시회관련자료실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오는 8일부터 13일까지 백병원 로비에서 2차전시회를 가진다.

△지난 30일 거제섬꽃축제 주말관람객이 붐비자 전시회장도 안내하기 바빴다. 사진은 회원들이 진행요원을 맡아 작품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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