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내린비에 공사장 밑 민가 덮쳐 아찔

(주)영진주택건설은 지난 7월 사곡리 산69-2번지 일원에 지상20층, 총 1101세대 규모의 영진자이온 아파트 신축공사를 시작하면서 두동마을 위쪽에 10여미터 높이의 옹벽을 쌓아올렸다.

시공사는 옹벽과 민가사이에 완충녹지를 조성하겠다며 최근 며칠간 옹벽위에서 마을 쪽으로 토사를 들이부었고 이번에 내린 비에 토사가 마을까지 밀려간 것.

옹벽 아래쪽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진흙으로 엉망이 된 주차장을 가리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에 따르면 밤새 내린 비에 옹벽이 무너질까 불안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새벽에 집을 나섰더니 이미 흙탕물이 주차장을 휩쓸고 있었다고 한다.

A씨는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공사장에서 나온 흙탕물이 폭포처럼 마당에 쏟아져 내리는데 옹벽이 무너질까 무서워 집안에 들어갈 수 없었다”며 “우리 주민들이 수차례 공사업체와 시청에 민원을 제기했는데도 결국 이런 사태가 벌어져 억울하고 화날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은 예고된 일이었다는 점에서 시공사와 시청은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앞서 17일 A씨를 포함한 두동주민 6명은 아파트 옹벽과 관련한 진정서를 지역구 시의원에게 제출한 바 있다.

주민들은 진정서에 “현재 아파트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토질은 무르고 습기가 많아 지반이 매우 약하고 땅에 물구멍이 있어 비가 오면 땅에 스며들지 않고 오히려 솟아오를 정돈데 이곳에 아파트를 짓고 옹벽을 쌓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이런 지역특성에도 불구하고 시공사는 공사중에 발생한 엄청난 양의 토사를 처리하기 위해 도면보다 옹벽을 높게 쌓아 땅을 메우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관계당국의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주민들은 특히 “영진건설측은 공사 진행상황에 대한 설명 등 어떠한 수렴절차에도 나선 적 없다”며 시공사의 무성의한 태도를 질타하고 있다.

미온적인 시 행정도 비판하고 있다. 애초에 무리한 공사를 허가해주고 태만한 업무 태도로 공사현장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것.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말이었던 관계로 상황을 늦게 전해 들었고 확인 결과 공사 자체는 문제가 없다”며 “오는 27일에 대책마련을 위한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며 누가 참석할지는 아직 정해진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두동 주민들은 이번 일로 시공사와 시청 어느 쪽도 믿을 수 없다며 자체적으로 대책위원회를 결성할 계획이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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