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맘’들과 뇌손상 박소율양 돕기 성금모금
지난해 카페 개설해 꾸준한 봉사활동도 다짐

엄마들이 뭉쳤다. 불의의 사고로 뇌손상을 입어 하루하루를 힘겹게 이어가고 있는 박소율(6)양을 돕기 위해서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서 ‘맘들에 수다방’이란 카페에 참여하는 거제지역 엄마들이 나선 것. 소율양을 돕기 위한 청소년들의 자선콘서트나 디큐브백화점 앞 자선공연 등이 간간이 있어왔지만 엄마들이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맘들에 수다방’을 운영하는 카페지기 김현주(41)씨는 소율양의 상황을 접하고 가만 있을 수 없었단다. 자녀를 양육하는 엄마의 입장에서도 지나치기 힘들었을 터. 모금 행사 준비를 위해 무더위 속에서 지금도 발품을 파는 중이다. 행사 전단지 제작 의뢰를 하다 마주친 그녀와 다음날 인터뷰를 약속해 다시 만났다.

“엄마들과 오프라인 모임을 이어오다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게 됐어요. 수다도 떨고 정보도 공유하잔 이유에서였죠. 처음엔 20~30여명이었는데 지금은 가입회원이 190여명쯤 됩니다.”

카페지기 김현주씨는 경기도 태생. 거제에서 지낸지 14년째란다. 소율이를 돕기 위해 전단지 디자인을 구상하는 등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지역언론에도 홍보를 해야하는데 여러 곳이다 보니 일일이 다녀야 할 입장. 그래서 기자가 자청해 보도자료를 ‘풀 기사’로 돌리겠노라 했다. 소율이를 생각하는 김씨의 마음은 엄마의 마음과 다름 없다. 딸 둘을 키운다는 그는, 아빠 홀로 소율이를 돌봐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했다. 주변의 친한 엄마들과 소모임을 갖다 지난해 9월 카페를 개설했단다. 카페 운영을 하면서 힘들었던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여러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분란이 생기기도 하죠. 카페 개설 당시에는 인터넷 초보였어요. 하나하나 익혀가면서 투명한 운영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김씨의 가방엔 두툼한 노트가 있다. 회비 수입 및 지출내역과 영수증을 빼곡히 정리한 목록이다. ‘정모(오프라인 만남)’를 하게 되면 식사도 하게 되고 차도 마시게 되니 반드시 내역이 필요할 것 같다. 남은 돈은 모아서 봉사활동에 사용하잔 뜻도 모았단다. 소율이 돕기를 추진하면서 음식점의 후원을 이끌어 낸 게 나름의 성과다. ‘옛골샤브샤브’에서 흔쾌히 하루를 내줬다는 것. 22일(금) 하루는 음식을 반값으로 할인하고 수익금을 소율이 돕기 성금으로 사용하자는 것이었다. 옛골샤브샤브 박인한 대표의 적극적인 후원 없이는 힘들었을 일이라고 감사해했다.

“박 대표님께서 하루 판매수익 전액을 성금으로 사용하라 하셨지만, 음식점의 수고도 있는데 그 절반을 사용하겠다고 했습니다. 계속해서 정기적인 후원을 베풀어주시기로 하셨죠.”

장소는 정해졌고, 그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행사 전단지 및 플래카드 제작 등 행사준비와 홍보를 위해 폭염 속에서도 쉼 없이 뛰어다니는 그녀다. 동맹카페에도 홍보를 부탁했고 예전에 대우조선에서 일하던 친분을 살려 대우조선 ‘현민투’ 등 노동자조직에도 도움을 요청했단다. 대우조선에선 남자들과 함께 부대끼며 현장에서 일했단다. 그래선지 그녀에게선 ‘억척’ 또는 ‘단단하다’는 느낌이 묻어난다. 처녀 시절에 오랜 기간 모친을 간병한 사례가 방송에도 소개되는 등 효녀로도 알려진 그다. 구슬땀을 흘려가며 발품을 팔고 있는 그녀에게 자연히 건투를 빌게 된다.

“이번에만 그치지 않을겁니다. 8월말엔 대대적인 오프라인 행사를 가질 계획이에요. 거제가 어떻게보면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쳐지는데, 그런 이미지를 엄마들이 해소시킬 수 있다 보거든요. 소율이 돕기에 많은 분들의 참여를 바랄게요. 우리 아이나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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