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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된 이웃사촌, 여기선 달라요~● 살기좋은 대표마을 문동 ‘푸른솔 아파트’


진정한 주민참여 3년 연속 ‘살기 좋은 마을’ 선정
도서관·등산로 등 환경개선사업, 땀방울로 이뤄내

진정한 주민참여 3년 연속 ‘살기 좋은 마을’ 선정 도서관·등산로 등 환경개선사업, 땀방울로 이뤄내
이웃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알 정도로 오랜 세월 끈끈한 정으로 다져진 우리네 토착마을은, 그 모습 그대로 살기 좋은 마을이었다. 콘크리트로 빗장이 쳐진 도심에선 그 모습을 찾기 힘들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무심하게 지내는 경우가 일상이 됐고, ‘이웃사촌’이란 말도 무색해져가는 세태 때문이다. 살기 좋은 마을이란 주민들의 관계가 가족적이었을 때 가능할터다. 상문동 ‘푸른솔 아파트’ 입주민들은 서로가 가족적 관계에 다다른 듯 하다. 3년 연속 ‘살기 좋은 마을’에 선정된 것은 주민들의 공감과 자발적 참여가 있어서였다. 지역공동체의 ‘롤모델’이란 이런 게 아닐까.


지역공동체가 사는 법


문동동 ‘푸른솔 아파트’는 친환경적인 위치에 건립됐다. 마구잡이로 산자락을 깎아내 단지가 조성되지 않았단 얘기. 선자산 아래 울창한 삼림으로 둘러싸인 형태여서 아침 새소리도 들을 수 있고 공기도 쾌청하다. 남부러울 것 없는 입지였지만 입주 초창기는 주민들에게 무척 힘들었던 시기로 기억되고 있다. 지난 2002년 2월 입주가 시작된 이후 시공사 부도로 단지 조경 등 주변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것이다. 칙칙한 단지를 바꿔가려면 주민 참여가 절실했던 상황. 푸른솔 아파트의 변화는 2007년 중순부터 급물살을 타게 됐다.

거제시가 시행하는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 사업 공모’에 2008년부터 도전했다. 2% 부족할 수 밖에 없었던 아파트 환경을 바꾸는 첫 단추를 꿴 주민들은 하나 둘 나서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에는 사업 취지를 잘 알지 못한 탓에 동참 속도가 늦긴 했다. 나무와 잔디를 심어 화단을 만들고 정자 및 벤치 등을 갖춘 휴게시설과 실개천까지 만들어 소공원을 일궈냈다. 주민들도 자신의 손에서 뿌듯한 성과가 나오는 걸 눈으로 목격한 만큼 동참 속도에 탄력이 붙었다. 한 세대 한 권 기증운동을 벌여 도서관도 만들고 주민화합행사도 기획하기에 이른다. 서먹했던 이웃들이 마음을 열고 ‘공존’의 의미를 깨닫게 한 셈이다.


주민들의 땀방울이 어린 육각정자는 ‘푸른솔 쉼터’로 명명돼 지난 2008년 9월 현판 제막식도 가졌다. 살기 좋은 마을 선정도 따논 당상이나 다름 없었다. 주목할만한 것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 특히 소공원이나 도서관 등 관리를 맡기 위해 자원하는 움직임들이 속속 나타났다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주민자치’가 구현됐다는 것. 공원과 정자에서 입주민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음식도 나눠 먹는 정겨운 풍경이 연출됐다. 주민들은 나아가 일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고 더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자는 다짐도 모았다. 공동체 발전의 동력이 만들어진 것이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한다

푸른솔 아파트를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드는데 구심점 역할을 했던 인사들 중 하나인 입주자대표회의 윤강원 회장은 이렇게 회고한다. “시작은 마을 환경개선에 초점을 맞췄는데 사업이 진행될수록 주민들의 관심과 열망이 커갔고, 환경개선 뿐 아니라 주민이 화합하는 마을로, 서로 도움을 주는 마을로, 봉사하는 마을로 변해가는 모습에 감동했다”면서 “주민들이 마을에 대한 애착심을 갖게 됐고 하나의 일에 많은 주민이 동참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었던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듯, 주민들의 시너지는 2008년부터 내리 3년 연속 살기 좋은 마을 선정이란 성과로 이어졌다.


푸른솔 영화축제개최와 도서관 강좌 및 문화활동, 옹벽개선 및 등산로 정비 등을 사업과제로 정해 다시 박차를 가했다. 대상지역은 상문동 11통(문동폭포, 문동 선자산, 푸른솔 단지, 공터). 영화제 등으로 새로운 마을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도 담았다. 연못과 실개천도 별도로 조성했다. 옹벽개선은, 밋밋했던 옹벽에 그림타일을 부착했는데 그림들도 도서관 사생대회에서 제출된 것들로 만든 것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애초부터 아파트입주민들만 국한하지 않았다. 인근 자연마을 주민들과 롯데인벤스2차 및 삼오르네상스 아파트와도 협력했다. 이들 세 아파트 단지는 운동시설이나 버스 등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효과도 창출했다.

푸른솔 아파트의 살기 좋은 분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이 분위기가 주변 아파트와 마을로 확산한 것이다. 푸른솔 아파트 김용재 소장은 “자연을 벗 삼아 살고 있어서인지 입주민들 성향이 부드럽고 유순하다”면서 “입주민간 갈등도 거의 없는 편이고 생활질서적인 면도 잘 지켜지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 의결도 정해진 절차에 의해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고 입주민들 또한 현재의 입주자대표회의에 신뢰를 갖고 있어 잘 융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입주자대표회의 윤강원 회장


“주민들 의지 있었기에 가능”


윤강원 회장은 지난 2007년 6월부터 푸른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맡았다. 변화의 중심에 있었던 셈이다. 살기 좋은 마을을 가꾸고 거제시로부터 선정된 이후 경남도에까지 푸른솔 아파트는 우수 사례로 추천됐다. 4년간 입주자 대표를 맡아 고생이 컸을 법 하다. 오는 6월 중순에 회장직에서 이임한다. 그는 주민들의 변화와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공을 돌렸다.

- 과정을 간략히 설명한다면.
“저희 아파트는 시공사 부도로 마무리가 덜 된 탓에 주변 환경이 썩 좋지 못했다. 환경이 나쁘니까 주민들도 기운이 날리 없었고 이런 분위기를 극복해야 했다. 하나씩 바꿔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마침 거제시가 공모하는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 사업을 신청해 지원금을 받았고 주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하나 같이 주민들이 직접 가꾼 결과물이어서 애착이 커진 것 같다. 거제시 지역별 통장들을 대상으로 강의도 했다. 거제시와 시의회에서도 수차례 저희 아파트를 찾아와 돌아봤다. 벤치마킹 대상이 된 것이다.”

- 구체적으로 무엇이 바뀌었나.
“미니도서관을 개설했다. 주민들이 하나 둘 모아온 책이 꽂혔다. 거제도서관과도 공조하고 있는데 상시개방되고 있다. 살기 좋은 마을 선정을 통해 거제시로부터 예산도 지원받았다. 부실했던 등산로도 깔끔하게 손봤다. 육각정자도 만들었고 소공원도 있다. 옹벽에는 그림타일을 붙였고 표지석도 세웠다. 한층 생동감이 감도는 마을로 바뀌었다고 본다. 그렇게 변화가 보이면서 주민들의 열패감도 자긍심으로 바뀐 것 같다. 아파트가 선자산 자락에 안긴 형태여서 주민들과 합심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주민들의 힘이다.”

- 또 다른 변화상이 있다면.
“푸른솔 아파트 뿐 아니라 인근 자연마을과 다른 아파트단지들과도 진정한 공동체의식이 형성돼 의미가 큰 것 같다. 삼오르네상스와 롯데인벤스2차까지 아우르게 됐다. 삼오르네상스 탁구장은 저희와 롯데 측에도 개방돼 있다. 롯데인벤스의 헬스장도 마찬가지다. 도심을 오가는 버스도 공유한다. 이렇게 ‘공유’할 수 있다는 게 큰 성과다. 어딜 가도 자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저희 마을이 내세우는 가치는 ‘자연과 인간’이다. 별다른 갈등도 없고 주민들이 가족 같은 분위기를 이끌어내고 있다.”

- 그래선지 주민들 성향이 부드럽다는데.
“일화가 있다. 저희 아파트에 새로 오신 경비 어르신께서 해주신 얘기다. 다른 아파트에선 술취한 입주민들로부터 시비를 당한다든지 불쾌한 언사를 듣는다든지 하는 일들이 잦았다는 것이다. 하도 당하다보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경비업무를 다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더란다. 그만큼 지쳐서일게다. 그런데 저희 아파트에 오고보니 완전히 달랐다고 했다. 주민들이 너무 부드럽고 마찰도 없고 시비를 붙이는 경우도 없어서 정말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입주민들도 그렇고 김용재 관리소장도 저희 아파트에 없어선 안될 인재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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