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한약은 자연에서 얻은 생약이라서 안전하다

예전에는 ‘마이신’ 하면 무슨 만병통치약처럼 알고 있었던 때도 있었다. 그리고 ‘마이신’이라는 말이 마치 제약회사에서 만들어 낸 양약 전체, 혹은 캡슐에 든 약 전체를 지칭하는 대명사처럼 쓰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양약’이라고 하면 뭔가 몸에 나쁜 독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그래서, ‘병이 있으니까 하는 수 없이 독이라도 먹는다’든지, 혹은 ‘혈압은 높지만 양약은 독이니 안 먹고 견디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와 반대로, 한약이라고 하면 일단 ‘자연에서 직접 얻어낸 생약이므로 몸에 해를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은 옳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화학적으로 합성해서 만들어 낸 약이 아닌 한약은 상대적으로 우리 몸에 친화력이 있고 자연스러울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독성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 사약(賜藥)으로 이용되던 것들은 거의 한약재로 만든 것이다.

한의사들이 처방에 이용하는 한약재는, 물론 처방을 하기 전에 이미 그런 독성 있는 약재들에 대한 선(先) 가공이나 선별이 이루어지고 또 ‘수치(修治)’라고 해서 약의 독성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별 다른 문제는 없지만, 하여간 한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다 안전한 것은 아니다. 간혹 민간 처방에 따라 약재를 복용하고는 독성으로 병원 응급실로 실려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한다. 한약은 한의사의 진찰과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안전하다.

5. 한약과 양약을 함께 복용하면 안된다

한방 치료와 함께 양방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서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양약을 먹고 있는데 한약을 먹어도 되냐는 것이다.
대개 양방 의사들, 특히 내과 계열에서는 양약을 복용할 때 한약을 함께 먹지 못하도록 하는 것 같다. 한약과 양약이 혼용되면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잘 모르기 때문에, 양방 의사의 입장에서 이러한 주의를 주는 것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실제로 한약과 양약을 함께 복용했을 때 어떤 문제가 벌어질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실례로, 한방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의 경우 거의 대부분 한약과 양약을 함께 복용하게 되는데, 그럼으로써 어떤 문제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 또, 한약 가운데는 우리가 평소 음식으로 먹는 것들도 많이 있는데, 만약 양약과 한약을 함께 복용하는 것이 안된다면, 양약을 복용하는 중에는 음식도 꽤 많이 신경을 써서 가려 먹어야 할지도 모른다.

다만, 혈액 응고를 지연시키는 약물과 인삼을 동시에 투여하지 않는 등 몇몇 예외적인 사항들이 있다. 이 부분은, 한약을 처방받을 때 한의사에게 복용중인 양약의 내용을 밝힐 경우 그 점을 충분히 감안하여 한약 처방을 구성하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염려가 된다면 식사 후 30분에 양약을 복용하고 그로부터 30분 내지 1시간 후에 한약을 복용하는 방법을 택하면 될 것이다.

6. 여름에 한약을 먹으면 땀으로 다 나간다

여름에 한약, 특히 보약을 먹으면 땀으로 다 나가니까 별 효용이 없다고 하는 말도 있다. 그러나 이 말은 옳지 않다. 땀으로 기운이 많이 빠져나가는 계절일수록 기운을 더 많이 보충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름철이 되면 건강 보양식들을 많이 먹는다. 건강 보양식은 여름을 이기는 힘이 되고 보약은 땀으로 다 빠져나간다면 이처럼 터무니없는 말이 없다. 또한, 제대로 처방한 보약이 그런 건강 보양식보다 못할 리가 만무하다.

보약은 계절에 상관없이 필요가 있으면 복용하는 것이다. 특정한 계절에는 더 좋고 또 다른 특정한 계절에는 나쁘다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말이다. 그리고 한약이라고 하면 무조건 보약으로 생각하는 것도 일면 맞을 수도 있지만 전적으로 맞다고는 할 수 없는 말이다.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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