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상수원보호구역에 산다는 이유로’란 제목으로 연초면 이목마을의 경로당 설치문제로 빚어진 시청과 주민간의 갈등을 기사화 했었다.

이목마을은 인접한 천곡·이남마을과 함께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인 천대받는 땅이다. 하지만 사람이 살고 있는 이상 기본적인 편의시설 지원은 상식적인 일이다. 그나마 인구수가 비교적 많았던 천곡과 이남마을은 경로당이 설치됐지만 이목마을은 그러지 못했다. 이목마을의 노인들은 매 겨울 차가운 방에서 지내야 했다. 슬하의 자녀들은 이미 마을을 빠져나간 지 오래.

이목마을 옥 이장은 노인들이 겨울만이라도 따뜻한 방에서 함께 지낼 수 있도록 수차례 면사무소와 시청을 찾아 경로당 설치를 호소했다.
행정은 대답했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도 공공시설 설치는 가능하니 주민동의서와 함께 요구하는 바를 서면으로 제출해달라고 했다. 경로당 부지는 마을 자체적으로 선정하되, 보호구역인 만큼 허가를 내줄 수 없는 구역이 있으니 시청에 자료를 제출하면 검토하겠다고 했다.

모범답안(?)이지만 옥 이장은 한숨만 내쉬었다. 공문서를 제대로 만들어 내기가 여의치 않았다. 옥이장이 여러 번 시청을 방문했어도 진전이 없었던 이유다.
결국 옥 이장은 본지에 도움을 요청했다. 일단 기사를 실어 이목리가 처한 상황을 세상에 알렸다. 곧 한 시의원이 옥 이장에게 연락해 마을 사정을 물었다. 박차를 가해 옥 이장은 주민동의를 얻어내는 한편 기자의 자문을 얻어 경로당 설치요구 탄원서를 작성해 시청에 제출했다.

마침내 지난 30일 경로잔치에 공무원들과 도·시 의원들이 마을을 찾아 실태를 파악하고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간 과정을 요약해 봤을 때 본지가 한 일은 마을사정을 기사화하고 탄원서 작성에 도움을 준 것 뿐이다. 시청은 언론에 마을의 처지가 공론화되자 그제서야 뒷짐을 푼 격이다. 수년간 이목마을 경로당 설치건에 관심조차 갖지 않았으니 하는 얘기다.

시청의 수많은 공무원 중에 사적으로나마, 봉사심으로나마 이들을 도울 사람이 없었다는 것에 안타깝고 개탄스럽다. ‘국민의 편에 서는 것’은 해당되지만 ‘봉사하는 것’은 공무원 선서에 없기 때문인가.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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