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잖은 봉사단체들이 있지만 자영업을 하는 시민들이 주축이 돼 지역사회 소외이웃들을 꾸준히 보듬는 봉사단체가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1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봉사를 지속해왔지만 지역언론에 자주 오르내리지도 않았다. 순수한 취지로 출발했던 탓에 홍보에는 미숙했거나 중시하지 않았던 탓이리라. 그들의 선의에 혜택을 받은 세대의 많고 적음을 떠나 요즘 같은 세상, 자영업을 꾸리기도 바쁜 시절에 그들의 봉사는 더욱 빛난다. 힘든 처지의 이웃들에게 무지개빛 희망을 선사하는 그들, ‘무지개빛 사람들(대표 김주현)’이다.

소년소녀가장돕기로 봉사 시작

‘무지개빛 사람들’은 자영업을 하며 하나 둘 인맥이 형성되면서 우리 주변의 소외이웃을 돌아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출발한 게 시초였다. 멤버들의 면면도 다양했다. 일반적인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부터 카센터, 유통업계 종사자 등이 모임을 꾸렸다. 그때가 2001년께다. 먼저 소년소녀가장에 주목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기 위해 소매를 걷고 나선 것. 주변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소년소녀가장을 찾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학자금을 지원해왔다. 그렇게 이들의 지원을 받은 학생들은 열 손을 꼽는다.

모임 자체가 전방위적인 봉사활동을 표방하는 단체가 아니었던 탓에 초창기, 다른 봉사활동까지는 범위가 넓혀지진 않았다.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학자금 지원은 빠짐 없이 꾸준히 진행됐으나 자영업에다 다른 단체 활동까지 이어가야 하는 바쁜 회원들의 일상이 겹치면서 모임 활성화도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직장 일에다, 하나 아닌 숱한 단체활동까지 사회생활을 활발히 소화해야만 하는 중년 남성들의 입장은 어디서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그래도 모임이 존속될 수 있었던데는 ‘초심’을 잃지 않았기 때문일터.

‘무지개빛 사람들’은 당초 지속했던 소년소녀가장돕기에 이어 홀몸노인들을 찾아나서기로 했다. 모임 활성화도 중요했지만 우리 지역에서 접하게 되는 홀몸노인들의 현실이 너무도 가혹하다는 판단에서다.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홀몸노인들을 위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로 하고 면동사무소와 연계한 활동을 펴나갔다. 말하자면, 다소 주춤했던 모임의 외연을 넓히고 소외이웃들의 현실을 더욱 체감하자는 것이었다. 값진 봉사의 구슬땀은 언제 흘려도 뿌듯하다는 공감도 회원들을 다시 결집시키는 동력이 됐다.

소외이웃 집수리도 ‘알차게 시동’

‘무지개빛 사람들’의 봉사활동은 이제 우리지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특기할만한 부분은 이들의 집수리 봉사가 큰 돈 들지 않는 ‘실속형 봉사’라는 데 있다. 회원 면면이 자영업을 하는 사람이 적잖은데다, 회원 개인들도 지역사회에서 발이 넓은 편이어서 봉사에 필요한 자재들도 저렴한 가격에 마련하거나 무상지원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련한 자재들을 들고 이들은 직접 손품을 판다. 알차게 시동을 걸었다는 표현도 이래서 가능한 셈이다. 집수리 봉사에는 10여명 이상이 꾸준히 참여한다.

나름대로 시기도 정했다. 봄철과 겨울철로 나눠 연 2회 이상 홀몸노인세대 집수리를 반드시 해주기로 했다. 지붕 개량 등 집수리 뿐만 아니라 보일러 교체 등도 도맡고 있고 부족한 생활용품도 전해준다. 최근에도 연초면 송정리 하송마을에서 홀몸노인 3세대를 위한 집수리 봉사를 무사히 마무리했다. ‘무지개빛 사람들’의 목표는 지금껏 모임을 유지하고 소외이웃을 돌아보는 그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순수한 취지로 출발했고 회원들의 회비를 십시일반 모아 어떤 지원도 없이 지속해 온 모임이다. 새로 취임한 김주현 대표의 마음도 그렇다.

모임 초기부터 봉사활동을 주도해 온 김주현 대표(코오롱LPG정비)는 “작은 일이지만 소외된 가정,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한다는 생각에서 봉사를 하고 있고 마음도 뿌듯하다”면서 “한 사람이 이웃을 돕기에는 힘이 들지만 여러 사람이 한 가정을 도울 수 있는 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저희 봉사활동에 참여하길 바라는 시민들에게도 문호가 열려 있다”며 “지역사회 소외이웃을 계속 살필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무지개빛 봉사단원(17명)
▶ 강태관(KTM 조명) ▶ 강채훈(CJ 대리점) ▶ 고대관(스카이마트)
▶ 고욱덕(스카이마트) ▶ 김성관(대성자동차)▶ 김성룡(조선판넬)
▶ 김주현(코오롱LPG정비)▶ 김형곤(학동유람선)▶ 신종균(거제경찰서)
▶ 유치권(동부화재)▶ 제성열(장목기가마트)▶ 양현(신우상사)
▶ 정동철(KT거제지사)▶ 강장호(저구유람선)}▶ 박명준(동성STC)
▶ 옥영민(태일전력)▶ 유종근(이두원 법무사)

● 미니인터뷰- 김주현 대표

“알찬 봉사활동 나서야죠”

‘무지개빛 사람들’ 새 대표에 선임된 김주현 대표는 고현동 중곡에서 카센터를 운영한다. 후덕한 미소만큼 평소에도 장애인들을 배려하는 정비 서비스를 베풀어 이타심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찬 봉사활동이 되도록 회원들을 한층 독려할 생각이란다.

- 무지개빛 사람들은 어떻게 시작됐나.
“하나 둘 알고 지내는 사람들끼리 자주 모임을 가지면서 봉사활동을 한 번 해보잔 공감을 도출했다. 자영업자들이 주축이었다. 나름대로 기반을 다진 사람들끼리 모이게 됐으니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자는 취지로 모임을 만들었다. 모임 이름도 지었다. 어떤 봉사를 해볼까 생각하다 소년소녀가장돕기부터 시작해보자고 했다. 형편이 어려워 공부하기도 벅찬 아이들을 돕자는 거였다. 2001년부터 소년소녀가장을 도왔다.”

- 도움 받은 학생은 몇인가.
“한 해 4명씩 도왔다. 결산해보니 연간 400만원을 학자금으로 지원했다. 10여년 동안 4,000여만원을 지원한 셈이다. 회원들의 십시일반으로 학자금을 모아 전달했다. 한 번 전달하고 끝내지 않았다. 공부를 하는 학생이니까 상급학교 진학시까지 계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몇 년 동안 장기적인 지원을 우리가 맡았다. 8~9명 선이다. 아이들과 식사를 겸한 자리에서 학자금을 전달해왔다.”

- 자발적인 모임인 만큼 이어오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회원들 각자가 일이 있고 모임도 잦다 보니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더라. 때론 모임에 동참하라고 윽박지르는 때도 있었고(웃음).. 게다가 저희 모임 뿐만 아니라 다른 단체활동까지 하게 되는 회원도 있으니 쉬울리 없다. 다른 단체처럼 홍보에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이제는 좀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고 지역언론에도 회자돼야 회원들도 보다 의욕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 어떻게 내실을 기할 생각인가.
“소년소녀가장돕기는 계속 해나갈 생각이다. 홀몸노인 집수리봉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소년소녀가장세대의 집부터 찾아봤다. 일종의 현물지원인 셈이다. 낡은 보일러를 교체해주고 집수리도 했다. 홀몸노인의 사정들을 접하고 보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가재도구조차 변변히 갖추지 못한 채 엄동설한을 나고 계신 어르신도 있더라. 자식들이 있음에도 아무런 도움도 못 받는 어르신들도 계시는 것 같았다. 사각지대에 있는 차상위 계층이라고 본다. 회원 배가 활동과 더불어 재정을 확충해 이들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활동에 나설 생각이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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