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이 사실상 백지화 수순을 밟고야 말았다.

입지선정평가위원회가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을 두고 평가를 거친 시점부터 흘러나오던 백지화 논란은 끝내 기정사실화 됐고 지역주민들의 반발과 함께 정치권도 요동칠 전망이다.

정부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을 2025년 장기 정책과제로 미룬다는 내용의 선정결과를 30일 오후 3시30분 공식 발표했다. 국토부와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였던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2지역 모두 기준점수를 넘지 못해 후보지로 선정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다만 이번 사업을 완전히 백지화하지않고 2025년까지 장기과제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5년은 김해공항의 활주로 용량이 포화되는 시점이다. 평가결과 경남 밀양은 접근성과 건설여건에서, 가덕도는 장애물과 소음 등에서 우위를 보였지만 평가 항목 중 40%를 차지하는 ‘경제성’에서 두 지역 모두 기준점수에 크게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입지 유치운동을 펴왔던 경남 및 부산지역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도 지역별 모임을 속속 가지면서 대책마련에 착수하는 등 요동치고 있다. 경남도는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고 부산은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직접 정부와 상대하며 김해공항 이전 문제 등 신공항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거제지역에선 가덕도와의 접근성을 고려해 가덕도 입지를 추진하는 시민연대가 조직돼 부산시와 공조해왔었다. 이에따라 동남권 신공항 논의는 4년만에 물거품이 된 셈이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지난 2006년 1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산 기업인들의 건의를 받아 검토를 지시하면서 수면위로 급부상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7년 3월 건설교통부는 동남권 신공항의 타당성 조사 1차 용역을 국토연구원에 발주했다. 같은 해 8월에는 당시 대선후보였던 이명박 대통령이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2008년 3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국토해양부는 동남권 신공항 타당성 2차 용역을 국토연구원에 발주했다. 21개월의 검토를 거쳐, 2009년 12월, 마침내 신공항 2단계 용역이 완료됐다. 하지만 지방선거 등을 이유로 신공항 후보지 발표는 수차례 연기됐다.

결국 지난해 11월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달말까지 발표하겠다는 답변을 내놨고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국토해양부 입지평가위원회가 24일 부산 가덕도에서, 25일에는 경남 밀양에서 1차 현장 실사를 벌였다.

28일부터는 동남권 신공항 평가단이 제3의 장소에서 합숙을 하며 평가 작업을 시작했고 29일은 평가단이 후보지인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을 방문해 비공개 2차 현장 실사를 벌였으나 이미 백지화 논란이 불거진 시점에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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