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담 스님/ 무이사 주지

우리들은 항상 많은 것을 경험하면서 살아간다.

출가수행자들은 순간순간 맞이하는 행위들에 대하여 보다 직접적인 느낌을 갖게 되기를 갈구한다. 그 느낌들의 본질적인 형태와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느낌이란 지극히 주관적인 의미로 해석되면서, 불완전한 언어와 문자의 구조로는 감각적인 것으로 표현되고 만다. 그 느낌에 대하여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의미로는 표현될 수가 없는 것일까?

‘과학은 표현할 수 있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고, 예술이나 수행적인 종교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라고 정의를 해보자. 여기서 보면 느낌이란 구체적으로 표현하기도 어렵거나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고자 할 때 ‘느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 같다.

며칠 전, 거제시 장평동에 있는 디큐브백화점 앞에서 지역에 있는 가수들이 소박한 바램(불치병을 앓고 있는 박소율 어린이 돕기)으로 이루어진 작은 거리공연을 본 적이 있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연이었지만, 그날의 거리공연은 왠지 다른 느낌을 주었다.

가수들은 노래하고, 멀리 지리산에서 차농사를 짓는 안 선생님과 밤농사를 짓는 중도님과 취원님은 그들이 농사지은 차와 밤을 직접 나눠주면서 얻은 수익금 전액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그 아이의 병원치료비에 보태는 행복한 모습을 보았다.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무주상보시를 실천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자비와 사랑을 느껴본다. 행사 후에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거제는 참으로 따뜻한 곳이다’라고 거제시민의 따뜻한 관심에 고마워하는 취원님의 예쁜 말솜씨가 모두를 즐겁게 했다.

그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따뜻한 곳이 유독 거제뿐이겠는 가마는 ‘자비와 사랑은 온 우주법계와 우리들 곁에 항상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첨단과학 문명시대에는 보편 타당한 진리를 펼쳐야만 진정한 종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어머니가 종교이고, 자식이 또한 종교이다’라는 어느 노스님의 법문이 생각나다. 법문이 유난스럽게 해석될지 모르겠지만, 우리들은 과연 어떤 느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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