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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을 넘어 우리는 만났다5일 포로수용소유적공원서 '흥남철수작전 60년의 기억과 감사'
구조선서 출생 '김치5' 이경필 씨, 승무원들과 '감동의 해후'

▲ 빅토리호를 타기 위해 흥남항구를 가득 메운 피난민

60년 전, 기약할 수 없는 ‘생명의 항해’를 시도했던 구조선 승무원과 구조선에서 태어나 이제는 중년이 되버린 남성이 시공을 넘어 감동적인 해후를 연출했다. 흥남철수작전기념탑이 세워져 있는 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서다. ‘흥남철수작전 60년의 기억과 감사’라는 주제로 지난 5일 열린 행사는 60년 전 드라마틱했던 에피소드를 재현했다.

(사)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국가보훈처, 해군본부, 함경남도중앙도민회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권민호 거제시장, 이출휘 육군2작전사령관, 황우웅 39사단장, 선차수 해군5전단장을 비롯해 기념사업회 회원과 이북도민 및 시민 등 600여명이 참석해 이들의 해후를 지켜봤다. 앞서 국토뱃길 순례단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발대식을 갖고 속초에서 해군 향로봉 군함을 타고 포항 해군1사단을 거쳐 4일 저녁 장승포항에 도착했었다.

▲ 이경필 씨 부부와 함께한 빅토리호 선원들

특히 흥남철수작전 당시 피난민들의 구조선으로 쓰인 ‘메리디스 빅토리호’의 생존 승무원 로버트 러니, 밀 스미스, 발리 스미스씨 등 세 명이 미국에서 건너와 행사에 참석했고, 빅토리호에서 태어난 이경필(60ㆍ수의사)씨와 만나 감격적인 해후를 이뤄냈다. 태어날 당시 승무원들로부터 ‘김치 파이브(5)’란 애칭으로 불린 이씨는 “다른 내 형제들과는 달리 양력 크리스마스에 내 생일을 지냈는데 탄생 배경을 알고 나서 참으로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씨는 “빅토리호로부터 받은 생명의 은혜를 이 자리에 참석한 생존 승무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눈시울을 붉혔고 생존 승무원들과 포옹을 나누며 꽃다발을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 항해사였던 로버트 러니씨는 “김치 파이브(이경필씨)가 이렇게 큰 사람(Big man)으로 성장해 있어 뿌듯하다”면서 “승무원들인 우리는 영웅이 아니다. 그 힘들었던 시절, 살아남아 삶을 이어간 피난민들이 영웅”이라고 치하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흥남철수작전은?

중공군이 한국 전쟁에 개입해 전세가 불리해지자, 1950년 12월 15일에서 12월 24일까지 열흘간 동부전선의 미국군 제10군단과 대한민국 국군 제1군단을 흥남항에서 피난민과 함께 선박으로 안전하게 철수시킨 작전이다.

유엔군 사령부는 1950년 12월 8일 흥남 철수 지시를 내렸다. 12월 15일 미국 1 해병사단을 시작으로 12월 24일까지 열흘간 철수가 이뤄졌다. 흥남 철수 작전에서 대한민국 국군 제1군단과 미군 제10군단의 병사 10만명과 차량 1만7000대, 피난민 약 10만명과 35만t의 군수품을 안전하게 동해상으로 철수시키는 데 성공했다.

메리디스 빅토리호는 흥남 철수 작전 가장 마지막에 남은 상선이었다. 미 10군단의 민간 고문 중 하나였던 현봉학 씨와 10군단의 지휘관 알몬드 장군, 그리고 메리디스 빅토리호의 라루 선장의 결단에 따라 선적했던 무기를 전부 배에서 내리고 피난민 1만4000여명을 태워 남한으로 안전하게 철수했다. 포로수용소공원의 흥남철수작전기념탑은 지난 2005년 세워졌고 철수작전을 주도한 6명의 영웅들이 새겨져 있다.


단일 선박으로 최대 인원 피신

60주년 행사에 참석했던 로버트 러니(82ㆍ변호사)씨는 빅토리호에서 라루 선장의 보좌간부장을 맡은 선원이었다. 러니씨는 “당시 중공군이 원산 인근 4㎞까지 접근해 포탄이 비오듯 쏟아지고 눈보라가 몰아치는 혹한속에서 공포에 질린 피난민을 날랐던 게 어제 일처럼 선명하다”고 회고한다.

메리디스 빅토리호는 7600t급 상선으로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흥남항 인근 해역에서 미 항공기에 제트유 공급지원 임무를 맡고 있었다.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이 몰아친 최악의 상황에서 러니씨를 포함한 빅토리호 선원들은 12월 22일 14시간에 걸쳐 어린이 등 1만4000여명을 태우고 흥남부두를 빠져나갔다.

승선 정원 2000명의 7배가 넘는 피난민을 태운 빅토리호는 3일 만인 25일 부산을 거쳐 거제도 장승포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메리디스 빅토리호는 세계 전사에서 ‘단일 선박으로는 최대 인원을 피신시킨 사례’로 꼽히고 있다.

레너드 라루 선장은 1955년 을지무공훈장을 받았고 러니씨를 비롯한 빅토리아호 선원 47명은 이승만 전 대통령과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각각 1958년과 1960년 훈장을 받았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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