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관광포럼과 이순신리더십연구회가 지난 29일부터 관광유람선 ‘미남’호 선상에서 주최한 ‘거제도와 진해만 일대 임진왜란 전적지 연구포럼’이 학생들과 학부모를 포함한 시민들의 열띤 관심 속에 열려 주목 받았다.
이번 행사는 특히 거제지역에 잔존해 있는 이순신 장군과 조선수군들의 ‘전적지’를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는 평가다. 이 전적지들을 관광지로 만들어 지난 역사를 알 수 있도록 만들자는 목소리도 포럼에서 주창됐다. 거제에코투어 김영춘 대표가 주도적으로 일궈낸 이번 행사는 29일 오후 5시부터 미남호 선상에서 학생과 학부모 및 일반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관련 전문가들 연구 결과 돋보여

고현항을 출발해 칠천량까지 4층 선상에서 해안을 관람한데 이어 오후 6시부터 연구포럼이 1층에서 열렸고 좌석을 꽉 메운 학생들과 시민들은 전문가들의 발제와 토론을 경청했다. 지용희 이순신리더십연구회장이 포럼을 주재했고 이봉수 작가, 해군충무공리더십센터 최두환 박사, 신성오 전 외교안보연구원장, 서영길 전 해군작전사령관이 패널로 참석했다.

포럼에 앞서 김영춘 대표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거제도의 비중은 상당히 중요한 지역이며 역사적 사건들을 잠재우고 있는 유적지라 할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거제시는 이같은 역사적 사실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인식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포럼을 통해 역사를 바로 알고 관광거제의 중심에 거제 역사가 바로 서기를 기대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순신리더십연구회 지용희 회장은 “순수 민간단체가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역사를 되짚어본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치하하고 “거제와 진해만 일대는 조선수군과 일본군이 가장 치열하게 전투를 벌인 곳으로 이순신 장군의 전투는 모두 승리였지만 칠천량해전은 수군이 거의 전멸한 뼈아픈 교훈이 남아있기도 하다”고 밝혔다.

주제발표에 나선 이봉수 작가는 ‘거제도와 진해만 일대의 임진왜란 전적지’를 슬라이드로 세세히 설명했다. “임진왜란 시기에 가장 많은 격전이 빚어진 곳이 바로 거제도와 진해만 일대”라면서 “수많은 전적지가 거제도에 분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내표지 하나도 제대로 없는 게 현 실정”이라고 개탄하기도 했다.

‘칠천량해전 고찰’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최두환 박사는 “칠천량해전을 살펴보면 ‘수군단독’ 작전이 패전의 요인이었다”면서 “당시 조선육군을 통솔했던 도원수 권율 장군이 해전에서의 ‘수군단독’ 작전을 밀어붙인 반면, 이순신 장군과 수군들은 육군과 합동으로 ‘수륙 병진’ 작전을 주장했었다”고 설명했다.

최 박사는 “원균 장군의 리더십도 패인 중 하나였지만, 칠천량 해전의 결정적 패인은 선조 임금을 비롯한 중앙의 전략적 판단 착오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라며 “칠천량 해전은 육해공을 망라하는 ‘통합 전략 운용’의 중요성을 이 시대에 일깨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예비역 중장이자 99년 연평해전을 지휘했던 서영길 전 해군작전사령관은 임진왜란 당시의 해전과 판옥선의 우수성, 충무공의 정신 등을 설명했다. 배끼리 부딪히는 ‘당파전술’의 의미가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선 다른 의미를 띤다는 점도 소개했다.

이순신 장군의 당파전술은 조선수군의 화력이 비교적 우위에 있다는 점에서 먼저 화포로 격침을 시도하고 불화살을 쏜 뒤 배끼리 부딪는 방식이 당파전술이라는 것. 재질이 튼튼했던 판옥선은 왜군의 안택선에 비해 무게가 덜 나가 더 빨랐다는 얘기도 곁들였다.

신성오 전 외교안보연구원장은 “옛 지도를 활용하는 등 정확한 연구를 한 것 같다”면서 이봉수 작가의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최 박사의 칠천량 해전 연구도 호평했다. 이란과 필리핀 대사를 역임한 신 전 연구원장은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을 연구했었다.

마무리 발언에 나선 지용희 회장은 “훌륭한 리더로 평가되는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중 세종대왕은 타고날 때부터 왕족인데 반해 이순신 장군은 무에서 유를 일궈내 더 큰 리더십으로 평가받기 부족함이 없다”면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거제에서도 계속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고 거제 전적지들을 세게적 명소로 키워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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