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을 효율적으로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취지로 추진되고 있는 ‘한려해상국립공원 구역조정’ 문제가 최근 주민공청회가 열리면서 막바지 절차에 이르고 있다. 공원구역에 해당되는 주민 대다수가 이번 조정에서 해제되지만, 기대와는 달리 개발행위 등에서 불리한 경우가 적잖다. 공청회 당시 주민 반발도 이 때문이다. 거제시 도시계획이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더 두고볼 문제이긴 하다. 구역조정과 함께 공단 측은 거가대교 개통에 따른 공원개발계획도 내놓고 있다. 구역조정과 개발계획 전반을 정리했다.

연내 공원계획 변경 고시

한려해상국립공원관리공단 동부사무소는 지난해 2월부터 구역조정협의회와 실무추진팀을 거제시와 통영시에 각각 꾸렸다. 4차에 걸친 협의회와 지자체별 실무회의를 거친데 이어 올 3월부터 본격적인 조정작업에 나섰다. 지난 14일 주민공청회를 거쳐 공원계획타당성조사 결과를 10월 중 정부에 보고하게 되고 10월 말부터 공원계획 변경절차를 이행한다. 연내 공원위원회 심의와 공원계획 변경 결정고시까지 마칠 계획이다. 한려해상을 포함해 지리산, 가야산, 소백산, 변산반도 등 8개 공원이 해당된다.

공원구역 편입 기준은 보전가치가 높은 능선 반대편 또는 국립공원과 연결된 산, 폭포, 하천, 습지 등이 해당된다. 공원경계선 인근의 생태문화적 가치가 우수한 지역과 자연보존지구 지정 기준에 준하는 지역이다. 해제 기준은 공원 경계부 소규모 마을, 자연밀집마을지구, 집단시설지구다. 공원 내부의 경우 도로와 해안선에 접한 20호 이상 자연밀집마을지구 또는 집단시설지구다. 공원 밖 마을과 연접한 농경지, 대체편입 제안이 있는 경우 상호교환할 수 있는 지역도 해제 기준에 부합한다.

이에 따라 거제 통영의 공원구역 418㎢ 중 21㎢가 해제되고 316㎢(해상)가 편입돼 713㎢로 조정된다. 118개소 중 94개소가 해제돼 24개소가 남고, 세대수로는 4777세대 중 4548세대가 해제되고 229세대만 남게 된다. 주민수로 따지면 1만1116명 중 1만560명이 이번 조정에서 해제되게 됐다. 이와 함께 공원시설계획도 조정된다. 탐방로를 대폭 늘려 22개소를 추가 신설하고 주차장 2개소도 신설키로 했다. 학동자동차야영장과 구망, 지심도, 서이말 등에 휴게소를 8개소 신설한다.

구역 해제 후 어떻게 되나

공원구역에서 해제되면 국토의 계획 및 개발에 관한 법률(국토법)에 의해 도시지역 또는 비도시지역으로 분류되고 일부 자연마을지구의 해제구역은 거제시 도시기본계획에 반영되게 된다. 공원구역 해제시 개발행위에서 제한도 풀릴 것으로 상당수 주민들이 믿어왔지만 실상은 다르다.

자연마을지구는 공원에 묶였을 경우 용적율 100%, 건폐율 60%로 건물을 신축할 수 있는 반면, 해제 후 국토법 적용을 받아 ‘자연환경보전지역’이 되면서 용적율 80%, 건폐율 20%로 되레 줄어든다. 당초 공원구역이 비도시 지역이라는 점에서 ‘자연취락지구’일 경우 해제 이후에도 변화가 없지만 계획관리지구나 자연환경보전지구는 각각 용적율과 건폐율이 줄어든다.

밀집마을과 집단시설지구도 마찬가지다. 당초 용적율 150~200%, 건폐율 60%에서 해제 후 용적율 80%, 건폐율 20%로 줄게 된다. 개발진흥지구로서 2종지구단위구역이 아닐 경우 관리지역으로 분류돼 용적율과 건폐율에서 공원구역일 때보다 제한을 받는다. 거제시도 ‘용도지역 변경 전’까지는 당초 보다 불이익이 따른다는 입장이다.

반면, 올 10월1일자로 자연공원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개정돼 자연환경지구 허용행위가 완화되게 됐다. 해안 및 섬지역 숙박시설이 허용되고 농산물 등 보관 및 가공, 판매시설도 600㎡에서 1,300㎡로 완화(해안 섬지역 한정) 된다. 자연마을지구 허용행위도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행위(태양에너지, 풍력시설)가 가능해졌다. 자연환경지구내 농경지 정리나 주거 건물 동수나 층수 변경 없는 연면적 10%내 확대 등은 신고사항에서 제외된다. 해양양식 등 관련시설도 공원위원회 심의사항에서 삭제됐다.

거가대교 개통, 공원계획도 바꿨다

한려해상국립공원구역의 세부 조정과 함께 거가대교 개통에 따른 공원관리 방향도 바뀌게 됐다. 공원관리공단 측은 탐방객 증가에 적극 대처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고 탐방편의시설 수용능력이 초과하고 있다고 판단해 여러가지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주차장과 공중화장실 등을 늘리고 둘레길 조성 등을 통한 저지대 탐방을 유도하는 한편, 비법정 탐방로를 신규 법정 탐방로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거제지역의 경우, 일운면 구조라리 수정봉 일원의 탐방로(2.66km)와 전망대를 도 지정 문화재인 구조라성과 연계해 역사와 문화, 자연 자연이 공존하는 탐방로로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남부면과 동부면 일원의 가라산과 망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체류형 탐방자원’으로 재조명할 계획도 세웠다. 신규 저지대 탐방코스도 발굴한다. 일운면 와현리 예구마을부터 공곶이를 거쳐 서이말까지 둘레길을 조성키로 했다.

대ㆍ소매물도 탐방로도 정비한다. 대매물도 당금마을~대항마을 5.2km 구간과 소매물도~매물등대 1.5km 구간을 정비해 ‘가고 싶은 섬’ 이미지를 부각한다는 것. 동부면 학동리 일원에는 오토캠핑장과 일반야영장 등을 갖출 계획이다.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야영장을 갖춰 학동몽돌해변의 무분별한 야영을 방지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한산도 탐방로 활성화 방안으로 자전거 투어 등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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